차기 정부가 6세대(6G) 통신 조기 상용화를 정보통신기술(ICT) 부문 주요 과제로 선정했다. 기존 예상보다 2년 정도 시점을 앞당겨 ‘세계 최초 상용화’ 타이틀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통신업계에서는 5G 통신에 이어 6G도 정권 ‘실적용’ 사업으로 전락해 설익은 결과물이 나오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27일 ICT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6G를 ‘초격차 전략기술’로 지정해 상용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지난 24일 “세계 각국이 2028~2030년으로 예상하는 6G 상용화 시점을 더 앞당길 것”이라며 “2026년엔 6G 시제품을 만들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초 6G 기술 시연이 목표라는 얘기다.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소속 남기태 인수위원도 최근 “6G 기술 개발, 표준특허 선점 등과 관련해 (각 기관이) 추진 중인 계획을 대폭 수정할 것”이라고 했다.

6G는 100기가헤르츠(㎓)~10테라헤르츠(㎔) 사이 주파수 대역인 ㎔ 고주파 대역을 쓴다. 5G보다 주파수를 더 끌어올리기 때문에 쓸 수 있는 대역폭이 넓어져 네트워크 전송 속도와 반응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6G의 이론상 최고 속도는 초당 1테라비트(1Tbps)로 5G 통신 최고 속도보다 50배 빠르다. 네트워크 반응 속도를 뜻하는 지연도는 0.1밀리초(1만분의 1초)다.

주요 기업들은 이제 막 6G 원천기술 일부를 가지고 시험에 나서는 단계다. LG전자는 작년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와 실외에서 6G ㎔ 대역 무선 데이터를 직선으로 100m가량 송수신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같은 해 미국 샌터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UCSB)와 6G ㎔ 대역 통신 시스템을 시연했다. 한 통신장비업체 관계자는 “실제 통신 서비스 운용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기까지는 한참 멀었다”며 “정부가 조기 상용화에만 집중해 기업들이 기술 내실을 다질 시간을 주지 않으면 ‘세계 1호’란 이름표만 받을 뿐 정작 후발주자들에 시장 점유율을 뺏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