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인천시당 '화답'…국민의힘 "예의주시"
정의당 "민주당과의 선거연대 계획 전혀 없어"
인천시장 선거…시민사회단체 '선거연대' 제안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인천시장 선거를 앞두고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선거 정책연대를 통한 '시민연합정부' 구성을 제안했다.

25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와 인천시민의힘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시민사회와 개혁진보정당 간 선거 정책연대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대선 패배로 실망과 좌절에만 빠져있기에는 상황이 엄중하다"며 "인천의 시민사회와 개혁진보정당들이 공동의 정책에 합의하고 지방선거 승리 때에는시정을 공유하고 함께 실현하는 '시민연합정부'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내고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유동수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은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상처 난 국민들의 가슴을 채워줄 진정성 있는 자세와 접근이 필요하다는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인천시민의 열망을 담은 제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진영에서도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의 선거연대 전망에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국힘 인천시당 관계자는 "정치는 생물이라는 점에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선거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상황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선거연대론이 결국에는 후보 단일화론으로 확대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인천시장 선거에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하면 인천시장 선거는 민주당 박남춘 시장과 국민의힘 유정복 전 시장의 양강 구도에 정의당 이정미 전 대표가 뒤를 쫓는 양상을 띠고 있다.

전·현직 시장의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이번 선거에서, 한 표가 아쉬운 민주당으로서는 정의당에 후보 단일화를 통한 선거연대 제안 카드를 쉽게 버릴 수 없는 처지다.

다만 박 시장은 이날 예비후보 등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대표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관한 질문을 받고는 "그걸 지금 얘기하는 건 섣부른 거 같다.

물어보는 게 너무 이른 거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인천시장 선거…시민사회단체 '선거연대' 제안
민주당과 진보정당의 선거연대는 2010년 지방선거 땐 결실을 보며 양측 모두에 정치적 승리를 안겨준 바 있다.

당시 한나라당 안상수 인천시장의 3선 연임에 제동을 걸기 위해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와 민주노동당 김성진 후보가 단일화를 이뤄 결국 송 시장의 승리를 견인했다.

민노당은 대신 민주당의 양보로 인천 동구와 남동구에서 각각 조택상·배진교 등 단일 후보를 내고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진보정당 구청장 2명을 단번에 배출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정의당이 민주당과의 선거연대 가능성을 일축하는 상황이어서 12년 전 지방선거 때와 같은 상황이 전개될지는 불투명하다.

정의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현재 선거연대 계획은 전혀 없다"며 "시당 차원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15% 이상의 정당 지지율을 얻고 시장선거에서는 당선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벌써 단일화 얘기가 나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도 지난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직 시장이냐, 현직 시장이냐, 미래시장이냐…중앙정치의 대리전이 아니라 오직 인천의 민심을 두고 겨루는 멋진 승부 만들겠다"라는 글을 올리며 결전 의지를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이던 2016년 말에 인천 송도로 이사한 뒤 6년간 꾸준히 표밭을 다져왔다.

2020년 총선 땐 연수을에서 출마해 낙선했지만 당 대표 경력을 바탕으로 지역 내 인지도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의당 계열의 진보정당이 인천시장 선거에서 거둔 득표율을 보면 2006년 제4회 지방선거 때 김성진 민주노동당 후보가 9.27%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