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공개 티빙 '괴이' 공동집필…"괴이한 멜로 드라마"
'방법'의 귀불·'부산행' 진양군이 만나 연상호 세계 확장
작가로 돌아온 연상호 "멜로로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스릴러"
영화 '부산행', 드라마 '지옥' 등으로 'K-장르극' 열풍을 이끌어 온 연상호 감독이 초자연 스릴러 시리즈의 작가로 돌아왔다.

오는 29일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의 공동집필을 맡은 연상호 감독은 22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작발표에서 "괴이한 멜로 드라마"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부부애가 많이 담겨있는 멜로를 한번 써보자는 생각으로 기획을 시작했다"는 그는 "쓰다 보니 심심해서 약간 오컬트적인 요소를 넣고 까마귀도 넣고 하다 보니까 전작들과 큰 차이 없는 결과물이 나왔다"며 웃었다.

'괴이'는 저주받은 불상이 나타난 마을에서 마음속의 지옥을 마주한 사람들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괴이한 사건들을 쫓는 모습을 그린다.

연 감독과 함께 극본을 쓴 류용재 작가는 "'괴이'는 귀불의 존재 때문에 개인뿐 아니라 진양군이라는 큰 공간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영향을 받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며 "기존의 오컬트 스릴러 작품과 달리 재난 오락물의 형태가 혼합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양의 초자연 스릴러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해 선악의 경계가 분명하다면 동양은 '사람의 마음에 달려있다'고 보는 관점이 있다"면서 "그 부분을 재밌게 다룬 작품들이 좀 더 많이 나올 수 있는 토대가 되는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연출을 맡은 장건재 감독은 "가족 드라마, 멜로 드라마의 스토리 라인이 주요하게 존재하면서 한편으로는 이야기 전체를 미스테리하게 만드는 여러 장르적 요소가 있어 굉장히 다채롭다"면서 "연상호 감독의 이전 작업과 다른 결이 느껴져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가로 돌아온 연상호 "멜로로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스릴러"
이 작품은 연상호 감독의 참여 외에도 배우 구교환, 신현빈, 김지영, 곽동연 등 탄탄한 출연진으로 일찍부터 화제를 모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에서 자신만의 색이 담긴 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배우 구교환은 "침대에 누워서 연상호 감독님을 그리워하고 있던 와중에 거짓말처럼 문자가 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괴이'에서 고고학자 정기훈 박사 역을 맡은 그는 "정기훈의 매력은 한 가지를 오랫동안 사랑하고 연구했다는 지점"이라면서 "제가 고고학자는 아니지만, 저도 오랫동안 사랑하고 연구해봤던 것들이 있으니 그것을 정기훈의 전공과 연결 지어 (인물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로 주목받은 뒤 '너를 닮은 사람' 등을 통해 연기 변신을 이어나가고 있는 신현빈은 정기훈의 아내 이수진을 연기한다.

그는 "어느 날 닥친 불행한 사건으로 아이를 잃으면서 자기 자신도 잃어버리게 된 사람"이라고 역할을 소개하면서 "수진이 입장에서 이 드라마는 잃어버렸던 자기 자신을 다시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작가로 돌아온 연상호 "멜로로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스릴러"
'괴이'는 작품성을 인정받아 공개 전부터 '2022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기도 했다.

페스티벌에 참석했던 장 감독은 "지난 몇 년 간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만든 선례들이 있었기에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콘텐츠에 대한 관심 자체가 굉장히 높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 감독과 칸에 동행했던 곽동연은 "상영회가 끝나고 유럽 각국에서 '괴이'를 보기 위해 찾아오신 분들이 인사를 건네주셔서 저희 작품이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 다시 체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괴이'는 연 감독이 집필했던 드라마 '방법'에서 등장했던 귀불이라는 존재가 주요 소재로 나온다는 점, 영화 '부산행' 속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지역인 진양군을 공간적 배경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연상호 유니버스'를 한 단계 확장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작가로 돌아온 연상호 "멜로로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스릴러"
연 감독은 조선 시대 괴담집 '어우야담'에 등장한 귀불에서 착안해 작품 속 불상의 모습을 만들어냈다면서 "'어우야담'에 보면 두 개의 불상이 귀불이 되는데 그 설정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또 진양군에 대해서는 "요즘 (극본을) 쓸 때 불길한 일이 일어나는 곳은 다 진양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다 마음속에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게 분노일 수도 있고 죄책감일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걸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저는 '괴이'가 그런 부분을 바라본 사람들이 서로를 좀 보듬어줄 수 있는 작품이면 좋겠습니다.

"
'괴이'는 오는 29일 오후 4시 티빙에서 전편 공개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