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에 초기 자금 투자한 킨앤파트너스 전 대표 증인신문
법원, 다음 주 내내 '정영학 녹음파일' 법정 재생
유동규 측 "극단 선택 시도 후 회복 안 돼"…대장동 재판 불출석(종합)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치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뒤에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다며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유씨의 변호인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피고인이 수면제를 먹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회복이 되지 않아 출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또 "어제 접견했는데 피고인이 휠체어를 탄 채로 접견하러 나왔고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전날 언론에 유씨가 20일 새벽 사실혼 배우자와 자녀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구치소에서 수면제 50알을 먹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법무부 교정 당국은 유씨가 기상 시간에 일어나지 못해 근처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이상 소견이 발견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유씨에 대해 이날 변론을 분리하고 예정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킨앤파트너스 전 대표인 이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킨앤파트너스는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초기 자금을 투자했던 회사다.

이씨는 킨앤파트너스가 화천대유에 투자하게 된 계기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조모 대표가 '좋은 도시개발 투자 건이 있다'고 제안하면서 관심이 있으면 시행사 대표를 소개해주겠다고 했다"며 "개괄적인 설명을 들은 뒤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를 만났다"고 답했다.

이씨가 언급한 조 대표는 과거 부산저축은행의 대출을 알선한 것으로 알려진 대출 브로커다.

이씨는 다만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와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인물 중 한 명인 정영학 변호사를 알진 못한다고 답했다.

그는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화천대유 이성문 대표와 실무자들에게 사업에 관해 설명 들었고, 남욱 변호사와도 만났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이날 화천대유자산관리 관계사인 천화동인 6호 대표 조현성 변호사도 증인으로 소환했으나 그는 증언 거부권이 있다는 취지의 사유서를 내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달 25일과 26일, 28일, 29일 연달아 공판을 열어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음파일을 법정에서 재생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녹음파일 분량을 고려하면 적어도 다섯 차례 공판기일이 필요하다"고 설명해 5월 초에도 녹음파일 재생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재판부는 25일 녹음파일 재생에 앞서 정 회계사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해 녹음 경위를 확인하고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할지 판단할 방침이다.

녹음파일은 정 회계사가 2019∼2020년 김씨와 나눈 대화를 녹음한 것으로, 대장동 사건의 '스모킹 건'(결정적인 증거)으로 꼽힌다.

그 내용이 언론에 대부분 공개됐으나 법정에서 재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