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전략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 첫 주중대사로 부임한 니컬러스 번스 대사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3주 격리를 거쳐 지난달 28일 공식 업무를 시작한 번스 대사가 트위터에 올린 활동을 보면 중국 측 인사와의 회동보다 중국에 주재하는 동맹국 외교사절과의 회동이 많았다.
번스 대사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이후 22일 현재까지 번스 대사가 중국 당국자와 만난 사실을 올린 게시물은 지난 2일(이하 트위터 게시일)의 신임장 사본 제출 관련 내용과 9일의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의 회동 관련 내용 등 2건뿐이다.
나머지 게시물은 일본 대사, 우크라이나 대리대사(이상 7일), 유럽연합(EU) 대사(8일), 스웨덴 대사(14일), 호주, 인도 대사(이상 18일), 싱가포르 대사(20일), 폴란드 대사(21일) 등과의 만남에 대한 것이었다.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등 중국 견제에 초점이 맞춰진 아태지역 협의체에 참여 중인 나라들과,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는 유럽국가 외교사절과의 만남이 번스 대사의 부임 초반 일정표를 채운 것이다.
번스 대사는 트위터 게시물에서 동맹 관계를 강조했다.
일본 대사와의 회동에 대해 "부임 후 첫 공식 만찬을 일본대사와 했다"며 "우리의 위대한 동맹국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상징한다"고 썼다.
인도 대사와의 만남에 대해서는 "인도는 가치있는 미국의 전략 파트너"라며 "쿼드 백신 파트너십에서 인도의 주도적 역할에 감사한다"고 썼다.
또 호주 대사와의 회동에 대해 "호주는 강력한 동맹이자, 오커스와 쿼드 멤버"라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확보하기 위해 계속 공조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U대사와의 회동에 대해서는 "러시아의 잔인한 우크라이나 침공을 포함한 주된 도전에 대해 함께 대응하기 위해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에 중점을 뒀다"고 소개했다.
번스 대사가 중국 측 인사들과의 회동 사실 중 일부를 공개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대사가 주재국 이외의 다른 나라 외교사절과의 활동 내용을 이처럼 빈번하게 소개하는 것은 통상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일본, 인도, 호주 등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아태지역 파트너 국가들과의 외교 행보를 쿼드, 오커스 등 중국 견제를 위한 협의체 이름을 직접 거명해가며 소개한 것은 주재국인 중국의 반발을 살 수 있는 내용이었다.
결국 번스 대사의 재임 초반 일정들은 협력보다는 경쟁에 방점이 찍힌 현재의 미중관계 실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양자 관계가 긴장되더라도 상대국에 주재하는 대사는 강성 발언을 자제하며 '완충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은 대사까지도 상대국을 견제하는 최전방에서의 역할을 맡고 있는 양상이다.
작년 여름 부임한 친강 주미 중국대사도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맡은 듯한 모습을 보인 적이 있다.
친 대사는 지난 1월 미국 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대만 당국이 미국의 힘을 업고 독립으로의 길을 계속 가면 중국과 미국 두 강대국이 군사적 충돌에 연루될 가능성이 크다"며 대사로서는 이례적으로 무력 충돌 가능성을 언급했다.
강원도와 경상북도, 충청북도 등에 때아닌 폭설이 쏟아진 3일 여객선과 항공기가 결항되고 비닐하우스와 축사 등이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다. 일부 학교에서는 개학이 미뤄졌다.3일 오후 11시 기준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대설 대처 상황 보고에 따르면 백령~인천, 녹동~제주 등 57개 항로에서 여객선 76척이 운항하지 않았다. 항공기도 출발 기준으로 김포공항 4편, 제주공항 5편, 김해국제공항 2편 등 총 15편이 취소됐다.특히 강원도 내 학교 15곳에서는 개학 날짜가 당초 4일에서 5일로 하루 연기되거나 등교 시간이 조정되는 일이 잇따랐다.도로는 경북 6곳, 강원 3곳 등에서 총 10개소가 통제됐다. 설악산과 태백산 등 국립공원 13곳의 226개 구간 등도 폐쇄됐다.시설 피해는 11건 발생했다. 비닐하우스 7개, 인삼재배시설 3곳, 축사 1건 등이 피해를 입었다.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폭설 등 기상 상황에 따라 7개 시·도에서 총 5742명의 공무원 등이 비상 근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소방 당국에 따르면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차량 고립으로 인한 구조 4건 등 총 131번의 소방 작업이 있었다.이날 중대본은 현재 전남·경남·제주 등 남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약한 비가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4일에는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강원·충청·전라·경상권에 눈과 비가 내리기 시작해 오후부터는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앞서 행안부는 이날 오전 2시부터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대설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단계로 올렸다.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충남 서천에서 30대 남성이 처음 보는 여성을 살해한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최근 돈을 잃고 스트레스받았다는 이유로 범행했다.3일 서천경찰서는 일면식이 없는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30대 남성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새벽께 서천군 사곡리의 인도를 배회하다 40대 여성 B씨를 마주치자 소지하고 있던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B씨는 이날 오전 3시 45분께 이 인도 부근 공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앞서 경찰은 전날 오후 11시 56분께 '운동을 나간 뒤 밤늦도록 집에 오지 않는다'는 B씨 가족의 112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수색에 나선 상태였다.B씨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서천읍내 중심부와 멀지 않았지만, 부근에 방범용 폐쇄회로(CC)TV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주변 상가 CCTV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특정하고, 이동 동선 등을 추적해 이날 아침 A씨를 긴급체포했다.경찰 조사 결과, A씨는 B씨와 전혀 안면이 없는 상태에서 이른바 '묻지마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A씨는 범행을 시인하며 "최근 사기를 당해 돈을 잃었다. 너무 큰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세상이 나를 돕지 않는 것 같아 힘들었다"면서 "그래서 흉기를 들고 거리로 나왔고 B씨를 보자마자 찔러서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경찰은 A씨가 흉기를 소지한 채 거리를 배회한 점, 범행 대상을 물색했던 점 등을 토대로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또 A씨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도 검토하고 있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