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항공株인데…'눈높이 다른' 유나이티드·델타
코로나19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의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항공사들의 주가 추이를 놓고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같은 투자업체에서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투자의견이 내려갔지만 델타항공은 매수 추천을 받았다. 이달 말 예정된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미국 항공사들의 희비가 교차할 전망이다.

같은 항공株인데…'눈높이 다른' 유나이티드·델타
스위스 투자은행인 UBS는 18일(현지시간) “항공권 예약이 늘어나더라도 연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분을 상쇄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유나이티드항공 주식에 대한 평가 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이날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2.57% 하락한 43.97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 같은 평가는 최근 항공주에 쏟아졌던 장밋빛 전망과는 대조된다. 항공주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 유행으로 억눌려 있던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리오프닝 종목으로 꼽혔다. 유가 상승으로 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항공사들이 운임 가격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여행·출장 수요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었다.

하지만 UBS는 유나이티드항공이 항공권 가격을 올리더라도 영업손실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사업 확장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변수로 작용해서다. 유나이티드항공은 2026년까지 새 항공기 500대를 확보하고 모든 승객에게 별도 수납공간과 영상 스크린을 제공하는 ‘유나이티드 넥스트’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마일스 월튼 UBS 애널리스트는 “자금 지출 증가와 연료 가격 상승이라는 악재가 겹쳤다”며 “내년 세전 영업이익률 9%를 기록하겠다는 이 회사의 목표는 더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가 됐다”고 했다.

또 다른 미국 항공사인 델타항공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UBS는 델타항공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바꾸고 목표주가도 44달러에서 53달러로 올렸다. 이날 종가(42.13달러) 대비 26%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얘기다. 월튼 애널리스트는 “델타항공은 프리미엄 항공권에 경쟁력이 있어 기업 출장 수요 증가에 따른 점진적인 실적 회복이 가능하다”며 “자체 정유시설을 소유 중이어서 연료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