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교 축제 행렬 등서 양측 마찰
인도서 힌두교도·무슬림 곳곳서 충돌…150여명 체포
인도 곳곳에서 지난 주말 힌두교도와 무슬림이 충돌, 150여명이 폭동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언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충돌은 지난 주말 수도 뉴델리는 물론 북부 우타라칸드주,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카르나타카주 등 여러 곳에서 발생했다.

양측은 서로에게 돌을 던지며 싸움을 벌였고 일부는 사제 총까지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돌 대부분은 힌두교 하누만신의 탄생을 축하하는 축제 행렬이 이동할 때 발생했다.

무슬림은 모스크(이슬람사원) 등에서 기도가 진행될 때 힌두교도들이 반이슬람 메시지를 확성기로 틀며 행진했고 일부는 차를 불태우고 모스크를 훼손하려 했다고 주장한다.

힌두교도들은 무슬림이 먼저 공격을 시작했다고 주장하는 등 양측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분위기다.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지면서 뉴델리에서는 경찰 8명 등 9명이 다쳤고, 안드라프라데시주에서도 15명 이상이 부상했다.

경찰은 충돌이 발생하자 현장에 인력을 증파, 상황 수습에 나섰고 현재는 충돌 대부분이 가라앉은 상태다.

앞서 지난 9∼10일에는 서부 구자라트주, 라자스탄주,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 등에서 비슷한 소요가 발생했다.

당시에는 힌두교 라마신의 탄생일에 충돌이 빚어졌다.

인도에서는 2014년 힌두민족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출범한 후 종교 간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모디 정부는 집권 후 시민권법 개정, 인도령 카슈미르 특별지위 박탈 등을 통해 무슬림 등 소수 집단 탄압을 강화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시민권법에는 무슬림 차별적 요소가 담겼고, 인도령 카슈미르는 무슬림 주민이 다수인 지역으로 모디 정부의 조치에 따라 주민들은 취업, 부동산 취득 등에서 누리던 혜택을 잃었다.

특히 2020년 2월에는 시민권법 찬반과 관련해 힌두교도와 무슬림이 뉴델리에서 충돌, 50여명이 숨지기도 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무슬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의 힌두교도는 13억8천만명의 전체 인구 가운데 8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의 비중은 각각 14%와 2%에 그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