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착취물 수사 뒤 피의자 서버 재차 접속…경찰관 벌금형

자신의 휴대전화에 접속 상태 유지돼…법정서 위증하기도

성 착취물 제작 피의자를 수사한 뒤 이 피의자의 온라인 개인 보관함에 재차 접속하고, 이런 사실을 법정에서 거짓 진술한 경찰관이 벌금형을 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직 경찰관 A(49)씨는 2020년께 B씨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 사건을 수사하며 B씨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자신의 휴대전화로 입력해 클라우드 로그인 권한을 갖게 됐다.

해당 서버에서 성 착취 영상물을 확인한 A씨는 관련 수사를 적법하게 진행해 검찰에 B씨를 구속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뒤에도 클라우드 서버에 B씨 아이디로 로그인 상태를 유지했다.

이후 2020년 11월께 자신의 주거지에서 B씨의 클라우드 보관함을 탐색했으며, 보관함에는 B씨 사진 등 정보와 성 착취물이 여전히 남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찰관 A씨 자신의 명함 사진과 휴대전화로 촬영한 수사 정보 등도 B씨 클라우드에 들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B씨 클라우드 보관함에서 자신의 정보 등을 삭제한 A씨는 지난해 1월 B씨 성폭력 혐의 사건과 관련한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B씨 클라우드 최종 접속 시점 등을 묻는 재판부 질의에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등 거짓 진술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대전지법 형사3단독 오명희 부장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 침해 등)과 위증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오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나, 위증 내용이 B씨 형사 사건과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닌 데다 관련 재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며 벌금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