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포럼 초청 정책간담회…"한미 기술협의체 선제적 구성해야"
"대통령실에 경제안보TF·한미 경제동맹 강화" 尹정부에 제언
전직 관료들과 전문가들이 18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경제와 안보가 결합하는 국제질서 변화를 강조하며 경제안보·가치를 고리로 한 한미동맹 강화 등을 주문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서울국제포럼(SFIA)의 '복합위기 극복과 글로벌 중추국가 도약을 향한 경제안보 구상'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경제안보 정책 추진을 위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듣고 의견을 교환했다.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김소영 카이스트(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 김원준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송경진 전 세계경제연구원장,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 등 경제·과학·외교분야 전문가인 포럼 회원 6명이 발제자로 나섰다.

이어 윤 당선인과 참석한 회원들 간에 글로벌 환경 변화와 위기에 대응하는 국가적 전략에 관한 자유토론이 진행됐다고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포럼 측은 대통령실에 '통합적 경제안보TF'를 설치할 것을 건의했다.

또 외교안보, 경제, 환경, 과학기술 등 각종 요소가 함께 작용하는 글로벌 복합리스크에 범부처 차원의 신속한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제안했다.

김원준 원장은 발제문에서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세계화)이라는 패러다임의 문이 닫히고, 신냉전·신국가주의라고도 얘기할 수 있는 포스트 글로벌리제이션의 시대로 진입했다"며 "이외에도 보건위기, 기후변화위기 등 지금은 복합위기의 시대"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처럼 위기의 시대에 요구되는 국가의 운영방식은 달라져야 한다"며 "과감하고, 신속하며, 통합적인 경제안보 전략을 최우선으로 해서 이전과 다른 국정운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과학·기술 분야에서 미국과 파트너십을 보다 긴밀히 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 원장은 "한미 기술협의체를 선제적으로 구성하고 이를 점차 일본과 EU(유럽연합)로 확대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며, 인도·아시아·태평양을 중심으로 공급망과 첨단산업의 전략적 국제협의체를 주도적으로 구성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윤영관 전 장관 역시 발제문에서 한미간에 무역기술협력체를 신설하고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간 포괄적 동맹을 완성하려면 ▲ 군사동맹 강화 ▲ 경제안보 동맹 ▲ 가치동맹 ▲ 글로벌 동맹 ▲ 한일관계 개선 등 다섯 가지 차원에서의 노력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고 짚었다.

또 미국 각 분야에 체계적인 '전방위 네트워크'를 구축한 이스라엘이나 대만 수준으로 한국의 대미외교를 업그레이드하고, 인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주변 4국 수준으로 강화하는 것 등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배 대변인에 따르면 포럼 회원들은 '자유와 민주의 헌법가치'를 실현하는 선진외교를 구현해야 한다는 당부도 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민주주의포럼' 정상회의를 한국이 개최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윤영관 전 장관은 민주주의 국가라는 한국의 국가 정체성에 부합하는 외교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민주주의 가치외교'에 동참할 필요성을 거론했다.

현인택 전 장관 역시 "한국의 첨단 기술, 경제, 에너지, 민주주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다는 방향으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나온 제언에 대해 "오늘 서울포럼이 제안한 문제의식들이 매우 시의적절하고 유익했다"며 "새 정부 출범에 오늘의 제언들을 반영할 수 있도록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