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신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장관급) 후보자로 김필곤 변호사를 지명했다. 감사원 감사위원(차관급)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학 동기가 함께 임명됐다. 이로써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인사권을 둘러싼 ‘신구(新舊) 권력 충돌’은 일단락됐다.

이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지난달 회동 이후 인사 관련 실무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며 “그 과정을 거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과 협의 끝에 오늘 인사를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현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역시 “청와대와 당선인의 긴밀한 논의가 있었다”며 “청와대에서 인선한 인사에 대해 윤 당선인은 존중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양측 간 사전 조율을 통해 인사권 갈등의 핵심이었던 중앙선관위 상임위원과 감사원 감사위원 발표가 같은 날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김필곤 후보자는 1963년생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8년 판사로 임용됐다. 이후 대전지방법원장을 거쳐 지난해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법원을 떠났다. 김 후보자와 윤 당선인은 과거 대구에서 비슷한 시기에 근무한 인연이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임 감사위원에 이미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이남구 감사원 제2사무차장을 임명했다. 이 교수는 1961년생으로 윤 당선인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다. 지난달 한 방송에 나와 윤 당선인과 김건희 씨 결혼식에 법대 동기들과 함께 참석한 얘기를 했을 정도로 윤 당선인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이 사무차장은 감사원 공무원(행시 38회) 출신으로 지난 1월까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일했다.

오형주/임도원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