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 후 2년1개월간 시행됐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오는 18일부터 해제된다. 15일 서울 무교동에서 한 시민이 ‘24시간 영업’ 안내문을 붙인 음식점 앞을 지나고 있다.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코로나19 유행 후 2년1개월간 시행됐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오는 18일부터 해제된다. 15일 서울 무교동에서 한 시민이 ‘24시간 영업’ 안내문을 붙인 음식점 앞을 지나고 있다.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오는 25일부터 야구장에서 치맥(치킨과 맥주)을, 영화관에선 팝콘을 다시 먹을 수 있게 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년 넘게 제약받았던 우리 일상이 다음주부터 순차적으로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면서 시작한 팬데믹 사태를 앞으로 엔데믹(풍토병) 체제로 전환하면서 일상회복에 나섰다.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일상회복 시도 시점 판단”

식당·카페 24시간 영업…25일부턴 야구장 치맥·극장서 팝콘 먹는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안을 발표하면서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진 않겠지만 다시 일상회복을 조심스럽게 시도할 수 있는 시점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현행 거리두기에서 사적 모임은 최대 10명, 식당·카페·유흥시설·노래방 등 코로나19 고위험시설로 분류되는 다중이용시설 13종의 영업시간은 밤 12시까지다. 하지만 18일부터 거리두기가 폐지됨에 따라 인원 제한 없는 모임이 가능하고 식당 등은 24시간 영업할 수 있다.

현재 행사·집회는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 299명 내에서 개최할 수 있고, 300명 이상의 비정규공연·스포츠대회·축제 등은 관계 부처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이 역시 18일부터 인원 제한이 없어진다. 실내 영화관·공연장에서 마스크를 벗고 음식물을 먹는 것도 25일부터 전면 허용된다. 시설별로 안전한 취식을 준비할 수 있도록 1주일간의 준비기간을 줬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마스크 착용 의무는 당분간 계속하기로 했다. 권 장관은 “마스크는 비용·효과성이 우수한 기본적인 핵심 방역 조치”라며 “실내 마스크 의무는 상당 기간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실외 마스크 착용은 해제해도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으나 정부는 2주간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실외 마스크 착용까지 해제하면 방역 긴장감이 너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의료계 관계자는 “실내 감염 위험이 높은데도 취식을 허용해 마스크를 벗게 하면서 위험도가 낮은 실외 마스크 착용이 위험하다고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확진자 완만한 감소 예상

다만 요양시설 등 코로나19 위험시설은 지금처럼 당분간 면회나 외출이 어려울 전망이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전체 확진자 중 60대 이상 고령층 비중이 20% 이상에 달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2020년 3월 22일 등장해 같은 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거리두기는 2년1개월, 757일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방역의 핵심 수단이었던 거리두기는 유행 상황에 맞춰 사적 모임 인원과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 등을 강화하거나 소폭 완화하는 식으로 시행돼 왔다.

방역당국은 최근 오미크론 대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접어들었으며 앞으로 완만하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2만846명으로 전날보다 2만2596명 감소했다. 1주일 전보다 7만9466명 줄었고, 2주일 전보다는 15만4397명 감소했다.

○“새 변이 출현 등 재유행 대비해야”

정부가 이날 공개한 확진자 전망 자료에 따르면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셋째주 정점에 도달한 뒤 감소세로 전환했으며 앞으로 상당 기간 5만~10만 명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새 변이 출현 등으로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 다시 방역의 고삐를 조인다는 내용의 ‘플랜B’도 세워뒀다.

전문가들은 후유증 관리, 고위험군 보호 시스템 가동 등을 과제로 꼽았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행이 정점을 지났지만 끝난 것은 아니다”며 “이에 대비한 의료 시스템 및 정책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