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물가상승률 치솟아…수개월간 높은 수준 유지"
"기준금리 조정, 채권매입 종료후 일정시간 지난 뒤 단계적으로 할 것"

유럽중앙은행(ECB)이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ECB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상황을 감안, 기존 자산매입프로그램을 통한 채권 매입 종료 시기를 3분기로 앞당기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7.5%로 목표치(2.0%)의 4배에 육박하지만, ECB는 채권매입을 단계적으로 종료한 뒤 일정 시기가 지난 후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ECB 기준금리 동결…"3분기에 채권매입 종료"(종합)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0.50%와 0.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방향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은 어마어마한 고통을 불러오고 있다"면서 "물가상승률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상당히 치솟았고, 앞으로 수개월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ECB 이사회는 물가와 금융안정이라는 ECB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어떤 조처라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CB 이사회는 현재까지 집계된 자료를 토대로 판단했을 때 현행 자산매입 프로그램 아래 채권매입을 3분기에 종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재확인했다.

3분기 중 정확한 종료시기는 추후 집계될 자료와 전망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 조정은 채권매입 종료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할 예정이며, 단계적으로 할 것이라고 ECB 이사회는 강조했다.

앞서 ECB는 지난 3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존 자산매입프로그램(APP)을 통한 채권매입 종료 시기를 대대적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월 200억 유로(약 27조원) 규모로 해온 채권매입을 4월에는 400억유로(약 54조원), 5월에는 300억유로(약 40조원)로 늘렸다가 6월에는 다시 200억유로 규모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기존에는 채권매입을 2분기에 월 400억유로 규모로 늘렸다가, 3분기에는 월 300억 유로 규모, 4분기에는 다시 200억유로 규모로 복귀한다는 계획이었다.

ECB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과 관련, 2024년 말까지 원금 재투자를 지속하기로 했다.

ECB는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Ⅲ)을 통한 특별한 조건 아래 유동성 공급은 6월 말로 종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로존의 물가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ECB가 채권 매입 종료에 이어 본격적인 유동성 조이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유로존의 지난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7.5% 상승해 1997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금시장은 ECB가 9월과 12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날 0.83%까지 상승했던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0.75%로 하락했다.

ECB 기준금리 동결…"3분기에 채권매입 종료"(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