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유학생들에 식품 전달 시작…통행 가능 전용차량 확보도 추진
[상하이는 지금] 교민들 "유학생·이웃 돕자"…1천명 모금 동참
보름 이상 이어지고 있는 도시 봉쇄로 어려움을 겪는 상하이 교민들이 형편이 특히 어려운 유학생들과 교민들을 위한 모금 운동에 나섰다.

14일 교민사회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현지 소셜미디어 위챗 단체 대화방에서 뜻있는 교민들이 모여 봉쇄로 식료품 등을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학생과 교민들을 돕자며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이날까지 1천명에 달하는 교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모금된 액수는 벌써 수천만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교민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모금과 지원 운동은 이제 상하이 한국상회(한국인회) 등이 주체가 된 '상하이 코로나19 대응팀' 주도로 진행되면서 지원 대상이 유학생 외에도 식료품 등 생필품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교민 전반으로 확대됐다.

모금 운동 운영진은 첫 모금이 시작된 12일부터 대학 외부에서 거주하는 유학생들에게 순차적으로 라면, 생수 등 식품을 구해 전달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8일부터 봉쇄가 시작되면서 대부분 주민이 집에 격리된 상황에서 온라인 구매까지 거의 막히며 상하이에서 심각한 식료품 난이 벌어진 상황이다.

학교에서 식사가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기숙사 거주 학생들은 사정이 상대적으로 낫지만 학교 밖에서 따로 살던 유학생 중에는 식료품을 구하지 못해 곤경에 처한 경우가 많았다.

최근 상하이의 봉쇄가 일부 완화됐지만 식료품 난은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모금 운동을 처음 제안한 교민 박창주 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 유학생들이 고립돼 먹을 게 떨어졌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간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SNS를 통해 사람들을 모았는데 서로 논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모금 운동이 시작됐다"며 "봉쇄로 인해 보낼 물건을 구하는 것도, 보내는 데도 어려움이 많지만 당장 어려운 한 명에게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봉쇄 장기화로 시민 대부분의 외출과 이동이 제약된 상황에서 교민 단체는 주상하이 총영사관의 지원을 받아 현지 정부로부터 일부 차량과 인원 출입증을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외부에서 이동이 가능한 인력과 차량이 확보되면 유학생과 교민 지원이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교민 단체는 기대하고 있다.

상하이 한국상회 관계자는 "홀로 아이를 키우는 분 등 도움을 요청해오는 교민이 많이 계시다"며 "현재는 물건을 구하는 것도, 어렵게 구한 물건을 전달해드리기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동할 수 있는 차량이 마련된다면 더 많은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