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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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자화전자가 14일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장중 전일 대비 29.81%(7200원) 상승한 3만1350원을 기록한 후 이익 실현 매물이 나온 영향으로 주가가 살짝 밀리면서 26.29% 오른 3만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자화전자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전날 공시를 뜯어보면 이해가 갑니다. 이 회사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카메라모듈 부품사업 신규시설 투자를 의결한 후 공시를 통해 오후 늦게 밝혔습니다. 자기자본의 63.9%에 해당하는 1910억원을 투자해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신모델 캐파(생산능력)를 확보한다는 게 공시의 핵심입니다.

공시에 언급된 신모델은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을 의미합니다. 자화전자가 고객사와 맺은 비밀유지협약(NDA) 때문에 공시에 '애플 아이폰'이라고 공개하진 않았지만 기존 거래선인 삼성전자에 이어 애플과도 거래를 준비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자화전자가 작년 12월 23일 구미국가산업단지에 투자하는 내용의 협약을 구미시와 맺었기 때문입니다.

자화전자가 애플을 새 고객으로 확보한 게 이미 알려진 가운데 이날 새삼 상한가를 기록한 이유는 뭘까요. 전날 투자 공시가 나오면서 정확한 생산능력에 따른 매출 규모를 추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는 게 관련업계 및 증권업계의 분석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자화전자는 구미 공장에 '흔들림 보정 부품'(OIS) 총 10개 라인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미 1개 라인을 확보한 가운데 내년 1분기 말까지 9개 라인을 추가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라인당 생산능력은 월 120만 개로 추정됩니다. 2023년 2월부터 양산체제에 돌입하면 연간 1억3000만 대가량의 OIS를 생산할 수 있게 됩니다. 정확한 부품 단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존 아이폰 OIS 단가에 비춰볼 때 개당 7000~1만원으로 계산하면 연 매출이 최소 9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3000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입니다. 이번 투자를 통해 1조원 안팎 규모의 신규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렸다는 겁니다.

OIS는 또렷한 사진을 찍도록 돕는 부품입니다. 모터를 통해 렌즈가 담겨 있는 통(베렐)을 움직여 초점과 흔들림을 보정하는 식입니다. 스마트폰 고급화 및 멀티 카메라 추세에 따라 OIS 수요는 공급 대비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애플이 경쟁력 있는 자화전자를 신규 공급업체로 낙점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국민연금도 일찌감치 자화전자의 경쟁력을 내다보고 투자에 나섰습니다. 국민연금은 올해 1월14일 이 회사 주식 90만6607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습니다. 지난 2월 그 중 18만2173주를 처분했지만 여전히 72만4434주를 보유 중이라고 이달 5일 재차 공시했습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