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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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새 정부의 1차 내각 인선에 이어 2차 내각 인선에서도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측의 인사가 중용되지 않았다. 안 위원장의 최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인수위원직 사퇴로 양측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데다 이번 장관 인선에서도 안 위원장의 인사 추천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공동정부' 공약이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당선인은 13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직접 2차 내각 인선을 발표했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을 초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깜작 발표한 데 이어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김인철 전 한국외대 총장, 외교부 장관에 박진 의원, 통일부 장관에 권영세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엔 이상민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환경부 장관에 한화진 한국환경연구원 명예연구위원, 해양수산부 장관에 조승환 전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이영 의원을 낙점했다.

지난 11일 1차 내각 인선에 이어 이날 인선 발표에서도 안 위원장 측의 인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 등에 안 위원장 측 인사가 중용될 것으로 점쳐졌으나 1차 내각 인선에서 무산됐다.

이러한 까닭에 2차 내각 인선에서는 최진석 전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과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이 각각 교육부총리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입각할 가능성이 거론됐었다. 현재 고용노동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자리만 남아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은 “인사원칙에 부합하면 어느 계도 상관 없다. 거기에 부합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안 위원장은 전날 “제가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조언을 드리고 싶었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윤 정부의 2차 내각 인선 발표 후에는 안 위원장 측 추천 인사들이 배제된 것과 관련해 침묵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각 인선에서 안 위원장 측이 배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다음 일정이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나', '공동정부 구상에 문제가 없나' 등 질문에도 한마디도 답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정치권에서는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 간 관계에 이상 기류가 감지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실무 협상이 마무리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도 양측 간의 갈등으로 발표가 미뤄진 상황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어제(11일) 저희가 국민의당과 합당 선언을 하기로 돼 있었는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측과 이태규 의원의 돌발 상황 때문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장관 인사에서는 안 위원장의 인사 추천이 배제됐지만 이후 차관이나 대통령실 인선에서 안 위원장 측 인사가 중용될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이날 '공동정부 구성 노력은 어떻게 되고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추가적인 국정과 관련된 인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안 위원장과의 공동정부에 대해 (현재 내각 인선에) 다소 반영이 안됐다면 그런 (공동정부) 기조는 앞으로도 직책 선정에서 계속 검토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당장 관심은 합당 발표와 오는 6월에 예정된 지방선거로 쏠린다.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직을 마다하고 당내 영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합당 후 얼마나 당내에서 안 위원장의 세력을 키우느냐가 공동정부만큼이나 주요 과제로 꼽히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안 위원장 측이 지방선거에서 얼마나 자기 세력을 많이 심느냐에 따라 그의 당내 영향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