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감동 줄 수 있는 무대 준비할 것"
"희망을 연주합니다"…내달 첫 공연 인천장애인예술단
"자 여러분 지휘자한테 집중해주세요.

멜로디 다시 한번 해볼게요.

"
인천시 서구 석남동 한 복지시설 내 음악실. 인천시립장애인예술단 소속 단원 6명이 지휘자의 손동작에 맞춰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2번'을 연주했다.

1시간 넘게 이어지는 연습 과정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질 법도 했지만, 단원들은 저마다 악기를 손에 쥐고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을 잃지 않았다.

시각장애인 김찬희(23·여)씨는 12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자택에서 이곳 음악실까지 지하철로 왕복 40개 정거장이 넘는 거리를 오가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플루트를 연주하는 김씨는 "대학을 다니면서 진로를 고민하던 중 예술단 창단 소식을 듣고 지원하게 됐다"며 "제가 상상하는 모습을 음악으로 그대로 표현해 좋은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트럼펫 연주자 차유택(27·남)씨는 "연주를 하다 보면 숨이 차오르고 입술이 부르틀 때가 있어 힘들지만, 더 나은 소리를 내려고 매일 같이 연습하고 있다"며 "언젠가 해외 공연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피아노 연주를 맡은 단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불참하면서 지휘자 정영주(48·여)씨가 한층 더 분주한 모습이었다.

정씨는 무대 중앙에서 지휘봉을 잡거나, 피아노를 치며 쉴새 없이 단원들을 독려했다.

그는 "단원들이 합을 맞춘 지 얼마 되지 않아 같이 시작하고 끝내는 부분을 제일 신경 쓰고 있다"면서 "자연스럽게 리듬을 타며 음악을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을 연주합니다"…내달 첫 공연 인천장애인예술단
앞서 인천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시립장애인예술단을 창단했다.

예술단 운영은 올해 초 위탁 공모를 거쳐 사회복지법인 인정재단이 맡고 있다.

예술단은 한 달간 연습을 거쳐 오는 5월부터 앙상블을 구성해 각종 연주회를 열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또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연주회나 비장애인 오케스트라와 협연 등을 개최하기로 했다.

단원들은 봄에 어울리는 왈츠 2번을 비롯해 '위풍당당 행진곡', '사랑의 인사', '노래의 날개 위에' 등을 첫 공연에서 선보인다.

정지선(46·여) 예술단 원장은 "음악에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구분이 없다"면서 "꿈을 가진 단원들이 모여 누구나 들어도 아름답고 감동을 줄 수 있는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목표 정원인 20명의 단원을 절반도 모집하지 못한 것은 현재 예술단의 최대 고민거리다.

악기 편성에 따라 지정된 인원이 있다 보니 일부 분야에 지원자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정 원장은 설명했다.

그는 "추가 모집을 거쳐 단원 2∼3명이 새롭게 입단할 예정"이라며 "바이올린과 첼로 등 현악부를 중심으로 추가 단원 모집을 계속 진행 중이니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희망을 연주합니다"…내달 첫 공연 인천장애인예술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