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막판 흐름과 유사…리그 공동 최하위 추락

처절하게 침묵하는 kt 방망이…자신감 회복이 급선무
지난 시즌 내내 1위를 질주했던 프로야구 kt wiz는 시즌 막판 삼성 라이온즈로부터 무서운 추격을 받았다.

여유롭게 정규시즌 우승을 할 것 같았던 kt는 연패 늪에 빠지더니 결국 삼성과 공동 1위로 시즌을 마쳤다.

kt는 KBO리그 사상 첫 1위 결정전을 통해 극적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통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하마터면 첫 우승의 기쁨을 날려버릴 뻔했다.

당시 kt의 위기는 타선에서 시작됐다.

주축 타자들이 줄줄이 부진에 빠지며 팀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고, 그 여파가 경기 결과로 이어졌다.

kt는 당시 최선참 유한준이 몸을 사리지 않고 여러 차례 슬라이딩하는 등 고참들의 허슬 플레이로 팀 분위기 수습에 성공,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2022시즌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kt는 지난해 위기 상황을 되풀이하는 분위기다.

이번에도 타선이 문제다.

kt는 개막을 앞두고 대들보인 강백호가 발가락 골절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박병호가 최근 헤드샷 여파로 컨디션이 떨어지면서 타격을 받았다.

시범경기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는 좀처럼 자기 스윙을 하지 못하고 있고, 중심타자 장성우는 지독한 슬럼프를 겪고 있다.

타선의 침묵으로 kt의 팀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kt는 10일까지 2승 6패로 NC 다이노스, 한화 이글스와 함께 공동 최하위로 밀렸다.

이강철 kt 감독은 12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 위기를 느낀 듯 "이 또한 이겨내야 한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평소 인자한 미소를 잃지 않던 이 감독의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이날 kt 타선은 여전히 침묵했다.

선수들 스스로 무거운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득점 기회를 날려버렸다.

선수들은 자신감을 잃어버린 듯했다.

1회 1사 2루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선 라모스는 상대 선발 곽빈에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4회 1사 2, 3루 기회에서 나온 김병휘 역시 허공에 배트를 휘두르며 고개를 떨궜다.

kt는 0-2로 뒤진 5회에 상대 투수 폭투로 겨우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득점 기회마다 진루타와 도루, 희생타로 점수를 짜낸 상대 팀 두산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kt는 팀 7안타, 4볼넷을 기록하고도 1득점에 그치며 1-3으로 패했다.

방망이가 터지지 않으니 투수들의 역투도 무용지물이었다.

토종 에이스 고영표는 6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패전투수가 됐다.

그는 지난 6일 SSG 랜더스 전에서도 8이닝 3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패배의 쓴맛을 봤다.

kt로선 위기를 타개할 만한 결정적인 계기가 필요해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