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시절 3번 방문 거론하며 "권력이 서문시장에서 나오는 것 같다" 박근혜 대구 사저 찾아 50분 회동…'극진 예우' 눈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2일 이틀째 대구·경북(TK) 지역을 순회하며 민심 행보를 이어갔다.
전날 안동·상주·구미·포항 등 경북지역 4개 도시를 연달아 방문한 윤 당선인은 이날 대구를 찾아 시민과 소통에 나섰다.
이날 첫 일정으로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그는 운집한 인파의 환호를 뚫고 상인연합회와의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은 경선 후보와 대선 후보 시절, 대선 전날 등 총 3차례 서문시장을 방문한 사실을 거론하며 "어떻게 보면 권력이 서문시장에서 나오는 것 같다"며 웃으며 말했다.
이어 "서문시장만 오면 하여튼 뭐 아픈 것도 다 낫고 엄청난 힘을 받고 자신감을 얻게 됐다"면서 "선거법에 위반이 안 되더라도 정치 윤리상 자세한 이야기는 제 입으로 말씀을 못 드리지만, 작년 8월부터 주장해오고 공약으로 내세웠던 그거는 제가 반드시 할 것"이라며 지역 공약 준수를 거듭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대구 중심가인 동성로를 찾아 한 분식집에서 김밥과 우동을 시켜 먹고 옷 가게에 들러 요즘 경기를 묻기도 했다.
그는 연설에서는 "여러분들의 열렬한 성원과 압도적인 지지로 이제 한 달 후면 대통령직을 동성로 수행하게 됐다"고 말해 큰 환호를 받았다.
이어 "제가 지난여름에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약속드린 것처럼 1960년대 박정희 대통령께서 이 대구·경북을 우리나라의 수출 산업의 기지로 만드셔서 이 지역경제와 대한민국 경제를 도약시키셨듯이 제2의 우리 대한민국의 대구·경북에 제2의 새로운 도약을 여러분들과 함께 일궈내겠다"고 말했다.
또 "그렇게 되면 아마 이 동성로에도 임대가 나가지 않은 공실 점포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며 "제가 28년 전에 이 대구에서 초임 검사로서 첫 직장생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 시절에는 동성로에 상권이 엄청났다.
다시 과거를 재연하고 이 지역에 제2의 도약을 제가 반드시 일궈내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대선 때 선보인 '어퍼컷 세리머니'를 몇 번씩 재연하고 다가온 시민에게 사인을 해주는 등 TK 지역 민심에 적극적으로 다가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집권 초기 국정 동력을 좌우할 첫 시험대로 꼽히는 6·1 지방선거를 50일 앞둔 시점에서 텃밭인 보수 민심을 다지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 측 배현진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은 이번 1박 2일간의 '약속과 민생의 행보'를 통해 국민의 민생을 살피는 것이 새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이며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강한 의지를 다시 한번 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이번 TK 방문의 최대 이벤트인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에서는 과거 검찰 수사에 대해 사과하고 내달 10일 취임식 참석을 직접 요청했다.
그는 약 50분 동안의 비공개 회동에서 박 전 대통령을 의례적으로 찾아 '구원'을 푸는 제스처를 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몸담은 보수 진영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으로서 극진히 예우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