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임상 2상 좌절 후 기술수출
인수한 바이오社가 3상 승인받아
상업화 성공 땐 2억달러 '대박'
유한양행의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후보물질인 ‘YH14618(SB-01·레메디스크)’이 기사회생했다. 미국에서 신약 개발 마지막 관문인 임상 3상 시험 승인을 받으면서다. 이 후보물질은 2016년 임상 2상 시험 단계에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개발이 한 차례 중단됐다.
유한양행은 미 바이오 기업인 스파인바이오파마가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레메디스크의 임상 3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고 11일 발표했다. 오는 6월 첫 환자에게 이 치료제를 투여하면 2024년 상반기께 임상 3상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파인바이오파마는 2018년 레메디스크의 개발권을 인수했다. 기술수출 당시 계약금으로 7억원을 받은 유한양행은 이 치료제가 상업화에 성공하면 최대 2억1815만달러(약 2690억원)를 받을 수 있다.
레메디스크는 유한양행에는 아픈 손가락이었다. 2009년 엔솔바이오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신약으로 개발했지만 임상 2b상 시험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개발이 중단됐다. 꺼져가던 신약 개발 불씨가 되살아난 건 2018년부터다. 스파인바이오파마는 후속 개발 절차를 맡는 조건으로 레메디스크 개발권을 인수했다. 임상시험 설계 등 일부 절차상 문제로 만족스러운 임상 결과를 내지 못했지만 해당 약물의 효과가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스파인바이오파마는 수차례 FDA와의 미팅을 통해 추가 임상 2상 시험 없이 바로 3상 시험에 들어갈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 유한양행은 앞서 FDA로부터 폐암 신약 렉라자의 임상 3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국내 제약사 중 미국에서 신약후보물질 2개의 임상 3상 시험을 하는 곳은 유한양행뿐이다.
2015년 미국 뉴욕에서 창업한 스파인바이오파마는 지난달 13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레메디스크를 활용해 퇴행성 디스크질환 약물 치료 시대를 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