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단체 "원자잿값 폭등과 대기업 사이 샌드위치 신세" 호소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대통령 직속 상생위원회 설치 요구
중소기업계 "대기업, 납품가에 원자잿값 상승분 반영해야"
중소기업 단체들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는데도 대기업이 납품대금에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한국창호커튼월협회 등 18개 중소기업 단체 관계자들은 11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납품단가 제값 받기를 위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렇게 주장했다.

유병조 창호커튼월협회장은 "건설사와의 계약기간은 1∼3년인데, 최근 창호·커튼월 프레임의 주 소재인 알루미늄 가격이 2배가량 올라 엄청난 손실을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중소 레미콘 업계는 원자잿값 폭등과 건설사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면서 "시멘트 대기업은 유연탄값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19% 올려달라고 요구하며 공급중단 압력까지 행사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정한성 한국파스너공합협동조합 이사장은 "원자재 공급 대기업이 가격 인상 계획을 미리 알려줘 중소기업이 납품단가에 반영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강성진 청송건설 대표는 "건설자재비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반영되지 않으면 폐업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했다.

중소기업계 "대기업, 납품가에 원자잿값 상승분 반영해야"
이날 양찬회 중기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은 지난달 28∼31일 중소기업 304곳을 대상으로 시행한 실태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5.2%는 2020년 이후 현재 원자잿값이 급등해 경영 여건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하지만 원자잿값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모두 반영 받았다는 업체는 전체의 4.6%에 그쳤다.

가격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아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응답률은 49.2%에 달했다.

중소기업들은 앞으로 원자잿값 상승분이 납품 대금에 반영되지 않을 경우 ▲ 생산량 감축(41.9%) ▲ 일자리 축소(32.9%) ▲ 공장 폐쇄(9.6%) 등으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해결의 출발점은 납품단가 현실화"라며 "새 정부에서 반드시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하고 대통령 직속 상생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