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1991년 9월 분당을 시작으로 일산, 평촌, 산본, 중동에 조성된 수도권 1기 신도시 아파트가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입주 30년이 되면서 주거환경과 설비 노후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신도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낡아 일부 단지는 리모델링을 추진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분당에서 재건축연합회가 구성되는 등 리모델링 수준을 넘어 재건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1기 신도시 주민들의 주거 실태와 정비 방식, 그리고 제도적 개선과 해법 등을 짚어보는 기획기사 3편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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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추진 요구 아파트단지들로 구성된 '분당 재건축연합회'(이하 분재연)에 참여 중인 1천800여세대 규모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A아파트단지.
5일 찾아간 이 단지 관리사무소 한쪽에는 녹이 잔뜩 낀 난방 배관이 흉물스럽게 놓여 있었다.
난방효율이 떨어지는 관을 교체하면서 떼어낸 것들로, 오랫동안 부식이 진행된 배관 속은 검붉은 녹과 흙으로 꽉 막혀 있었다.
이 단지 김모 관리소장은 "각 세대의 수도관과 오수관의 경우 입주민들이 이사 들어올 때 수리해 큰 문제가 없는데 공용구간에 설치된 난방용 메인 배관은 오래돼 열전도율이 떨어지고 부식이 심한 상태"라며 "하지만 세대별로 내벽을 뜯고 보수해야 해 손댈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
어른 주먹만 한 크기의 경량 콘크리트 패널 외벽 마감재 조각들도 눈에 띄었다.
김 소장은 "낡은 마감재가 습기를 먹어 외벽에서 떨어져 나온 건데 떨어질 때 지나가는 사람을 덮치면 어쩌나 하고 조마조마하다"고 덧붙였다.
5층 이하 저층동 외벽에 시공된 이 마감재 파손 신고가 최근들어 관리사무소에 연간 10여건씩 들어온다.
쩍쩍 갈라지고 팬 지하 주차장 천장은 누수가 잦아 관리사무소가 2년 전 1억2천여만원을 들여 대대적으로 보수하기도 했다.
이 단지 관리사무소에 접수된 세대 및 공용구간의 시설 파손·보수 신고는 연평균 6천∼7천건에 달한다.
2019년 6천200여건, 2020년 7천200여건, 지난해 6천500여건이다.
수선비는 2020년 2억4천만원, 지난해 2억6천만원 들었는데 건설된 지 10년 이하 된 비슷한 세대 규모의 다른 단지보다 2∼3배 많은 수준이다.
노은정 분재연 재정본부장은 "단지들마다 부분적으로 보수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절실하다"며 "분당을 비롯해 1기 신도시 아파트가 준공 30년이 됐거나 곧 도래하는 만큼 이제 재건축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단지와 같은 노후화된 아파트 모습은 1기 신도시들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분당신도시의 B아파트단지는 1992년 준공 후 처음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전체 20여개 동을 대상으로 옥상 방수공사를 진행 중이다.
곳곳에 방수 칠이 벗겨지고 패여 '땜질식' 보수를 해오다 전체 동 방수공사에 나선 것이다.
다음 달부터는 난방 효율이 떨어지는 1개 동의 메인 배관을 교체하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단지의 황주영 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은 "세대별로 내벽 해체 공사를 병행해야 해 걱정이었는데 22세대 주민들이 동의해 5천여만원을 들여 난방 메인 배관을 일괄 교체하기로 했다"며 "세대별로 작업 일정을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포시 산본신도시 아파트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1천500세대 이상 규모의 C아파트단지는 저녁 6시가 넘으면 '주차 전쟁'이 벌어진다.
가구 수와 비교해 주차 면수가 턱없이 부족해 1세대당 평균 주차대수가 0.35대에 불과하다.
이러다 보니 입주민들은 오후 6시 퇴근한 뒤 주차할 생각에 매일 머리가 지끈거린다고 말한다.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해 아파트 단지를 30여분 넘게 돌다 보면 운 좋게 한 두 개 정도 주차할 공간을 찾는다고 한다.
주차면에 댄 차량 앞뒤로 이중, 삼중으로 주차하는 일은 다반사다.
단지 내 도로 옆을 비롯해 조그만 공간이라도 보이면 어김없이 차들이 들어선다.
주민들은 오랫동안 주차난을 겪다 보니 이제는 먼저 나갈 차, 늦게 나갈 차를 눈치껏 알아채 이중 주차하는 서글픈(?) 요령까지 생겼다.
회사원이라는 한 아파트 주민은 "저녁이라도 먹고 밤 10시에 귀가하면 단지 안에 차댈 생각을 아예 하지 말아야 한다"며 "리모델링 되고 나면 주차 스트레스가 해소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1992년 최초로 입주한 고양시 일산신도시의 한 아파트 단지 사정도 별반 차이가 없다.
양모 씨는 아이들 교육과 안전을 위해 10년 전 이곳으로 이사를 왔는데 생활해보니 수돗물에서 녹물이 나오고 엘리베이터는 툭하면 멈춰 불편이 한둘이 아니라고 말한다.
엘리베이터가 멈춰 30분 동안 갇혀 있기도 했다고 푸념했다.
2년 전에는 위층에서 배수관로가 터져 집안이 온통 '물바다'가 돼 천장 보수와 벽지를 새로 발랐고, 지난해는 자신의 집 배수관이 터져 아래층에 수리비 180만원을 물어주기도 했다.
1기 신도시는 정부가 폭등하는 집값을 안정시키고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고양 일산, 성남 분당, 부천 중동, 안양 평촌, 군포 산본 등 5곳에 조성했다.
1989년 관련 계획이 발표되고 경기 5개 시에 조성된 신도시에는 29만2천가구가 입주했다.
분당 9만7천600가구, 일산 6만9천가구, 평촌 4만2천가구, 산본 4만2천가구, 중동 4만1천400가구 등이다.
첫 입주 시기는 분당이 1991년 9월로 가장 빠르고, 이어 평촌, 산본, 일산, 중동 순으로 입주가 이뤄졌다.
1기 신도시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한 아파트 단지의 조합장은 "살기에 너무 불편하니 정부가 리모델링이든 재건축이든 정비 방향을 명확히 제시할 때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원도와 경상북도, 충청북도 등에 때아닌 폭설이 쏟아진 3일 여객선과 항공기가 결항되고 비닐하우스와 축사 등이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다. 일부 학교에서는 개학이 미뤄졌다.3일 오후 11시 기준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대설 대처 상황 보고에 따르면 백령~인천, 녹동~제주 등 57개 항로에서 여객선 76척이 운항하지 않았다. 항공기도 출발 기준으로 김포공항 4편, 제주공항 5편, 김해국제공항 2편 등 총 15편이 취소됐다.특히 강원도 내 학교 15곳에서는 개학 날짜가 당초 4일에서 5일로 하루 연기되거나 등교 시간이 조정되는 일이 잇따랐다.도로는 경북 6곳, 강원 3곳 등에서 총 10개소가 통제됐다. 설악산과 태백산 등 국립공원 13곳의 226개 구간 등도 폐쇄됐다.시설 피해는 11건 발생했다. 비닐하우스 7개, 인삼재배시설 3곳, 축사 1건 등이 피해를 입었다.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폭설 등 기상 상황에 따라 7개 시·도에서 총 5742명의 공무원 등이 비상 근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소방 당국에 따르면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차량 고립으로 인한 구조 4건 등 총 131번의 소방 작업이 있었다.이날 중대본은 현재 전남·경남·제주 등 남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약한 비가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4일에는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강원·충청·전라·경상권에 눈과 비가 내리기 시작해 오후부터는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앞서 행안부는 이날 오전 2시부터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대설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단계로 올렸다.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충남 서천에서 30대 남성이 처음 보는 여성을 살해한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최근 돈을 잃고 스트레스받았다는 이유로 범행했다.3일 서천경찰서는 일면식이 없는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30대 남성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새벽께 서천군 사곡리의 인도를 배회하다 40대 여성 B씨를 마주치자 소지하고 있던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B씨는 이날 오전 3시 45분께 이 인도 부근 공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앞서 경찰은 전날 오후 11시 56분께 '운동을 나간 뒤 밤늦도록 집에 오지 않는다'는 B씨 가족의 112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수색에 나선 상태였다.B씨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서천읍내 중심부와 멀지 않았지만, 부근에 방범용 폐쇄회로(CC)TV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주변 상가 CCTV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특정하고, 이동 동선 등을 추적해 이날 아침 A씨를 긴급체포했다.경찰 조사 결과, A씨는 B씨와 전혀 안면이 없는 상태에서 이른바 '묻지마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A씨는 범행을 시인하며 "최근 사기를 당해 돈을 잃었다. 너무 큰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세상이 나를 돕지 않는 것 같아 힘들었다"면서 "그래서 흉기를 들고 거리로 나왔고 B씨를 보자마자 찔러서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경찰은 A씨가 흉기를 소지한 채 거리를 배회한 점, 범행 대상을 물색했던 점 등을 토대로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또 A씨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도 검토하고 있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