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가, 파티 후 무더기 코로나 확진…파우치도 참석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을 비롯해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미국 정·관계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국면이 안정세에 접어들며 '일상 복귀'의 일환으로 부활한 유력 언론인 클럽의 대규모 만찬 행사에 참석한 직후다.

법무부는 6일 성명을 통해 갈런드 장관이 특별한 증상은 보이지 않았지만, 바이러스와 접촉했을 가능성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그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러몬도 상무장관을 비롯해 민주당 소속인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 민주당 호아킨 카스트로 하원 의원도 이날 코로나19 양성 판정 사실을 공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들 모두 워싱턴 내 유력 '그리디론' 언론인 클럽이 지난 2일 주최한 연례 만찬 파티에 참석한 뒤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WP는 이들 뿐 아니라 행사에 참여했던 백악관과 국가안보회의 관계자, 다수의 언론인도 코로나19에 확진됐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고 영상 메시지만 보냈다.

1885년 설립된 그리디론 클럽은 워싱턴 DC 내 대표적인 유력 언론인 모임으로, 매년 개최하는 만찬 파티로 유명하다.

역대 미국 대통령이 모두 참석해 온 이 행사에는 여야 정치인을 비롯해 각료, 주요 언론인, 기업인 등이 대규모로 초대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년간은 열리지 않았다.

이번 행사에는 법무·상무장관을 제외하고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존 케리 기후변화 특사, 톰 빌색 농무장관 및 상하원 의원 다수와 주요 언론인이 참석했다.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을 총괄하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비롯해 로셸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도 630명에 달하는 하객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참가자 가운데 일부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도 했지만, 행사 내내 마스크를 쓰고 있었던 사람은 웨이터가 유일했다고 WP가 참석자를 인용해 전했다.

참석자들은 좁고 긴 테이블에 수시간씩 앉아 파티를 즐긴 뒤 행사 전통에 따라 마지막에 손을 잡고 '올드 랭 사인'을 합창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우세종이 됐음에도 상대적으로 코로나 사태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CDC 역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는 등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WP는 "이번 사례가 앞으로 벌어질 일의 신호탄일 수 있다"며 "대규모 회합이 일상화되며 이 같은 집단 감염 사례를 자주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