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당선인들은 용산 연합사 찾아…尹 "첫 부대방문, 한미군사동맹 심장부"
"강력한 억제력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연합사령관 "철통 동맹"
尹당선인, 北위협속 미군기지 방문…동맹 대응태세 강화 의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7일 주한미군 평택기지(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한 것은 미국과의 공조 강화를 새 정부에서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현으로 해석된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헬기로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를 찾아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점검하고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김승겸 연합사 부사령관을 만났다.

한국의 대통령 당선인이 캠프 험프리스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다만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서부전선 육군 부대를 방문한 뒤 동두천 미군 부대를 방문한 사례는 있다.

박근혜, 이명박,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 용산 한미연합사를 방문해 한미연합사령관 등을 만난 적이 있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들의 당선인 시절 연합사 방문은 용산 합동참모본부 방문을 계기로 함께 이뤄진 경우가 많아 윤 당선인이 별도 일정으로 대규모 주한미군 기지를 찾은 것은 의미가 다르다는 평가다.

주한미군 핵심 부대들이 배치된 캠프 험프리스는 여의도 면적의 5배에 달해 외국에 있는 미군기지 중 단일 기지로는 최대 규모다.

기지 조성에 한국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한미동맹에 대한 한국의 기여를 보여주는 사례의 하나로도 거론됐고, 현재 용산에 있는 한미연합사 본부도 연내 이곳으로 이전해 올 예정이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과 한미동맹의 군사적 대응태세를 가장 핵심적으로 보여주는 장소에 당선인이 직접 방문해 공조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尹당선인, 北위협속 미군기지 방문…동맹 대응태세 강화 의지
윤 당선인도 이날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처음 방문한 부대가 한미군사동맹의 심장부인 캠프 험프리스"라고 이런 의미를 직접 강조했다.

특히 이번 방문은 북한이 지난달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이어 조만간 핵실험까지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북한이 핵실험 등 도발을 할 경우 한미가 함께 강경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북한의 ICBM 발사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매우 엄중한 상황 속에서 한미 군사동맹과 연합방위태세를 통한 강력한 억제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한미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연합방위태세를 '재건'하겠다고 공약해 왔다.

그동안 남북·북미협상을 추진하면서 동맹의 대비태세가 느슨해지고 한미 간 신뢰가 저하됐다는 관점에서였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려면 북한이 가진 체제안전 우려를 적극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접근법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한미 연합방위태세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바 있다.

그러나 윤 당선인은 이런 대북 기조의 전면적 변화를 예고했다.

2018년 이후 중단된 대규모 실기동 방식의 한미연합훈련도 재개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고, 미국 전략자산 전개 등도 다시 논의되는 기류다.

러캐머라 사령관도 이날 윤 당선인에게 한미간 '철통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尹당선인, 北위협속 미군기지 방문…동맹 대응태세 강화 의지
당선인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그동안 한미동맹이 약화됐다는 것에는 양측이 공감대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침 윤 당선인의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도 미국을 방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무부, 국방부 등 핵심 인사들과 연쇄 회동 중이어서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차기 정부의 대미 '밀착'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대표단은 미국 전략자산 전개를 통한 확장억제 강화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박진 대표단장은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뒤 "전략자산 전개는 확장 억제 강화의 중요한 요소라는 차원에서 협의했다"고 언급했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도 6일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당선인 측 대표단과의 논의가 "북한의 공격에 대응해 신뢰할 만한 억지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처를 할 것임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윤 당선인이 방문한 캠프 험프리스 '정전협정의 방' 기념관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출발했던 당일과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보도한 북한 노동신문 지면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정전협정의 방'은) 미군이 한국에 와서 헌신했던 기록과 역사를 담은 기념시설로 (전시 내용은) 당선인 측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尹당선인, 北위협속 미군기지 방문…동맹 대응태세 강화 의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