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2년 안에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경기 침체 국면에선 벗어났지만 미국 인플레이션, 유럽 에너지 위기, 중국의 도시 봉쇄 등의 삼중고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경기 수축으로 2년 뒤 다시 금리를 인하해야 할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6일(현지시간) ‘경기 침체 위험성이 뒤섞인 독극물이 세계 경제에 걸쳐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역별로 다양한 위기들이 가중되면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각국 정부의 사전 대응이 가능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그 시기를 놓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유행 둔화로 실업 상태였던 근로자의 절반가량이 일자리로 돌아오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물가 상승에 부담을 느낀 근로자들이 임금을 올려달라는 협상을 요구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더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물가 상승률 2%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임금·물가 상승률 모두를 냉각시켜야 하는 상황”이라며 “역사적으로 보면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고서는 고용시장을 냉각시키기란 어렵다”고 강조했다. 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9%, 3월 임금은 5.6% 상승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채권투자자들은 2년 후 경기 약세에 따라 Fed가 금리를 다시 인하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즉 경기가 2년 내에 불황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유럽도 불경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중단하게 되면 에너지 위기를 겪을 수 있어서다. 중국에서 유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도 변수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만5744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중국 최대 도시인 상하이는 봉쇄 조치를 겪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봉쇄가 계속된다면 중국의 실시간 생산량은 봉쇄 전과 비교해 7.1%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봉쇄 조치로 물류가 경색되면 세계 무역 전반에 또 다른 충격을 줄 가능성도 높다.

불황 위기를 피할 수 있었음에도 각국의 대비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코노미스트는 “Fed의 일은 파티(인플레이션)가 한창일 때 잔칫상을 빼는 것인데 오히려 대형 파티를 주관해왔다”며 “유럽도 그동안 러시아 천연가스에 과도하게 의존했고 중국의 오미크론 진압 어려움은 이미 예견됐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