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의 부가가치는 일반 제조업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똘똘한 신약 한 개 매출이 국내 조선, 디스플레이 대표 기업의 전체 매출에 버금간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제약산업의 부가가치율은 2019년 기준 61%였다. 디스플레이(44%), 가전(41%), 조선(32%), 자동차(28%) 등 주요 산업의 부가가치율을 웃돌았다.
미국의사협회 학술저널 ‘자마’에 따르면 S&P500 기업 가운데 35개 대형 제약사의 순이익률(2000~2018년)이 13.8%인 데 반해 357개 비제약사는 7.7%로 절반 수준이었다. 신약 개발에는 길게는 20년, 통상 10년이 넘게 걸리고 투자 비용도 수백억~수천억원에 달한다. 성공 확률은 10%가 안 된다. 하지만 성공하면 그 과실이 엄청나다는 평가다.
의약품 시장은 치료 분야(적응증)별로 세분화돼 있다. 이들 개별 시장 하나의 규모는 웬만한 장치산업과 맞먹는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항암제 시장 규모는 3060억달러(약 342조원)로 전망된다. 면역치료제는 1780억달러(약 212조원), 당뇨치료제 1730억달러(약 206조원), 신경치료제 1510억달러(약 180조원) 순이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가 예상한 올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1907억달러(약 227조원)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항암제도 질환 등에 따라 나눠지는데, 각각의 시장 규모가 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라고 했다.
한재영/이선아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