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판단과 대러 정책에 오류와 실책이 있었음을 자인했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집권 당시 외무장관을,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집권 당시 총리실에서 거의 15년간 독일 대러 정책을 책임진 바 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ZDF방송에 출연해 "푸틴 대통령 치하에서는 다시 정상적인 상태로 복귀가 불가능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유럽 내에서 미래가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1년 독일 연방하원에서 한 연설에서 민주주의와 자유, 인권을 존중하는 공동의 길을 걸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인상을 준 푸틴 대통령과 지금의 벙커 속 전쟁선동자 푸틴 대통령은 구분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러시아를 유럽 안보 체계 안에 편입시키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향한 길에 동행토록 하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전쟁을 막는 데 실패했다"고 한탄했다.

그는 "독일이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가스관인 노르드스트림-2의 강행을 고집한 것은 분명한 실책"이라며 "결과적으로 수십억 유로에 이르는 사업이 파괴됐을 뿐만 아니라 우리 동유럽 협력 국가에 신용과 믿음을 많이 잃게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지난 4일 대통령궁에서 진행한 기자들과 대화에서 "나는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제국주의적 망상을 위해 조국의 완전한 경제적, 정치적, 윤리적 몰락을 감수하지 않으리라 믿었지만, 이는 착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쟁에 대한 책임은 푸틴 대통령에 있다"면서 "이는 우리 탓이 아니지만, 이는 우리가 어떤 지점에서 실수를 범했는지 숙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털어놨다.

[우크라 침공] 독일 대통령, 푸틴 오판·대러정책 실책 자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