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사라진 찰스 다윈 노트, 홀연히 英대학으로 돌아와
"사서에게, 행복한 부활절이 되기를. X"
지난 2000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도서관에서 자취를 감췄던 찰스 다윈의 공책 두 권이 이러한 글귀가 적힌 봉투에 담긴 채 다시 대학으로 돌아왔다고 BBC 방송 등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인류 과학문명사에 한 획을 그은 '진화론의 아버지' 다윈이 고안한 '생명의 나무' 초기 스케치 등이 담겨있는 이 공책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하면 수십억원을 호가한다.

다윈은 모든 생물이 공통 조상에서 유래했다고 보고 생물종의 진화 계통을 설명하기 위해 '생명의 나무'를 고안해냈고, 이러한 설명은 1859년 세상에 내놓은 저서 '종의 기원'에 담겼다.

20여년 전 사라진 찰스 다윈 노트, 홀연히 英대학으로 돌아와
다윈이 1837년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공책들을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마지막으로 목격한 것은 사진 촬영을 위해 꺼내놨던 2000년 11월이었다.

두 달 뒤 정기 검사에서 다윈의 공책이 없어졌다는 것을 발견한 도서관은 1천만 권이 넘는 소장한 모든 자료를 뒤졌지만, 흔적을 찾지 못했다.

결국 도서관은 2020년 10월 경찰에 다윈의 공책을 도난당한 것 같다고 신고하고 행방을 쫓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달 9일 도서관 사서 앞으로 누가 보낸 것인지 알 수 없는 분홍색 쇼핑백 하나가 배달됐다.

폐쇄회로(CC)TV가 닿지 않는 공용 공간 바닥에 놓여있던 쇼핑백에는 랩으로 꼼꼼히 포장한 상자가 다윈의 공책들을 품고 있었다.

케임브리지대학 도서관장 제시카 가드너 박사는 다윈의 공책이 훼손된 흔적 없이 안전하게 돌아왔다고 말했다.

다윈의 공책은 오는 7월 케임브리지대학이 다윈을 주제로 개최하는 전시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케임브리지 경찰은 찰스의 공책이 돌아오기는 했지만 사건의 전말을 계속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20여년 전 사라진 찰스 다윈 노트, 홀연히 英대학으로 돌아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