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취소처리심의위는 공전…황보승희 의원 "한영외고 결정만 기다리는 것"
고려대, 8개월째 조민 입학취소 논의…정경심 판결문 검토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딸 조민(31)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이 5일 취소되면서 조씨가 학부를 졸업한 고려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씨의 입학 취소 관련 심의 절차를 8개월째 진행해온 고려대는 아직 조씨의 한영외고 학생생활기록부를 확보하지 않았지만, 정 전 교수의 '입시 비리' 혐의 유죄를 확정한 판결문을 대법원으로부터 전달받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가 최종 판결 이후 관련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조씨의 입학취소 결정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다만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려대는 지난해 8월 31일 이후 한영외고에 조씨의 학생부를 한 차례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은 한영외고가 고려대에 조씨의 학생부를 제출했느냐는 황보 의원의 문의에 "2021년 8월 31일 이후 추가로 고려대에서 조씨의 학생부 제출을 요청한 바 없다.

(고려대에) 학생부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앞서 고려대는 입학취소처리심의위원회를 구성한 직후인 지난해 8월 31일 한영외고에 조씨의 학생부 사본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한영외고는 '조국 전 장관 측으로부터 조씨의 동의 없이 학생부를 제공하지 말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교육청에 학생부 사본을 제공해도 되는지 판단해달라 했고, 교육청은 '졸업생 동의가 없다'는 이유로 학생부를 제출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고려대, 8개월째 조민 입학취소 논의…정경심 판결문 검토
고려대는 정 전 교수의 '자녀 입시 비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대법원 확정 판결문을 확보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은 지난 1월 27일 정 교수가 조씨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하고, 조씨의 입시에 부정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업무방해 등)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교육청과 한영외고는 지난 2월 9일과 24일 재판부에 판결문 제공을 요청해 조씨의 ▲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확인서 ▲ 동양대 총장 표창장 ▲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확인서 등 이른바 '7대 스펙'을 허위로 판단한 판결문을 송달받은 바 있다.

고려대 관계자는 "대법원에 공식 요청해 정 전 교수의 판결문을 전달받았다"며 "입학취소처리심의위원회에서 규정과 절차에 따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황보 의원은 "고려대가 아직도 한영외고에 조민의 학생부를 요구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한영외고가 학생부를 정정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자체적으로 입학 취소 절차를 밟아 역사에 남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외고는 지난달 23일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고 조씨의 학생부 정정 여부 심의를 위한 법률과 절차를 논의했다.

한영외고는 위원회 운영 과정에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학부모를 외부위원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8개월째 조민 입학취소 논의…정경심 판결문 검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