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사생활 보호한다지만 소통 제대로 안 된다"
광주교사 10명 중 1명 '안심번호' 이용…일부 학부모 '불만'
광주지역 초·중·고등학교 교사 10명 중 1명가량이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아닌 '안심번호'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광주시교육청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시 교육청은 교원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개인정보를 보호하고자 지난 2020년 6월부터 안심번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안심번호 서비스는 교원 개인 휴대전화에 특정 번호(국번 050 또는 070 등)를 부여한다.

실시간으로 특정 시간대에 통화·문자가 가능하도록 설정 기능이 있다.

주로 수업 시간과 퇴근 후 시간에는 안심번호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안심번호 서비스를 이용하는 교원은 전체 초·중·고 교원 1만2천522명 중 9.1%인 1천149명이다.

학교별로는 초등학교 교사 5천417명 중 14.5%인 783명, 중학교 교사 3천340명 중 4.6%인 156명, 고등학교 교사 3천765명 중 5.5%인 210명이다.

초등학교 교사가 중학교, 고등학교 교사보다 상대적으로 안심번호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교원 안심번호가 교사와 소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초등학생 딸을 두고 있는 '워킹맘' 허모씨는 "아이 담임 선생님이 교권과 사생활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안심번호를 사용하는데 음성통화·문자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답답하다"며 "문자를 해도 다음 날 답이 오는 등 실시간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직장인 이모씨는 "급하게 담임 선생님께 연락할 일이 생겨서 교무실로 전화를 걸어 담임 선생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는데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 줄 수 없다는 답을 들었을 때 내가 학부모가 아니라 민원인 취급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교원 개인 성향에 따라 안심번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교원 안심번호 서비스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만이 시 교육청에는 정식 민원으로 제기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