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시카고 주목"…"라스베이거스·내슈빌도 개최에 긍정적"
美민주, 2024년 전대는 어디서?…시카고, 유치경쟁 물밑 움직임
미국 민주당이 차기 대선에 나설 대통령 후보를 확정짓는 2024년 전당대회 장소를 놓고 고심하는 가운데 시카고가 유치 경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NBC방송과 시카고 언론들은 31일(현지시간) 민주당이 시카고를 2024년 전당대회 개최지로 주목하고 있다면서 민주당 소속인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와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이 고위 당료들과 함께 전당대회 유치 경쟁에 나서기 위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NBC방송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공식 제안요청서(RFP)를 발행하지는 않았지만 작년 7월 시카고를 포함한 일부 민주당 강세 도시들과 접촉해 전당대회 개최 의향을 타진했다고 전했다.

당시 제이미 해리슨 DNC 의장은 전당대회 개최 희망 도시들에 "유치 경쟁에 나설 의향이 있으면 10월 1일까지 알려달라" 요청했고, 라스베이거스와 내쉬빌이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타임스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해리슨 DNC 의장이 작년 가을 시카고에 와서 프리츠커 주지사를 만났으며 이후 프리츠커 주지사가 전당대회 유치를 위한 광범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프리츠커 주지사가 해리슨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시카고를 2024 전당대회 개최 적격지로 호평했으며 일리노이주가 민주당 주요 정책들을 최전선에서 수행할 방법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일리노이 민주당은 공공전략대행사 '라이즈 스트레티지 그룹'(RSG)과 함께 전당대회 유치 제안서를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SG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 전 시카고 시장의 언론담당 비서관이던 태라 쿠퍼 라이트가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다.

시카고는 1952년·1956년·1968년과 1996년에 민주당 전당대회를 개최했다.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때 열린 1968년 대회에선 반전·민권 운동가들이 모여들어 유혈사태가 빚어지며 '역사상 가장 폭력적인 전당대회'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으로 남았다.

1996년 대회에서는 재선에 도전한 빌 클린턴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민주당이 '안방' 격인 시카고를 전당대회 개최지로 고려하고 있는 것은 최근 흐름과 다르다"며 "최근 수년간 민주·공화 양당은 대선 승패를 가를 경합주의 주요 도시에서 전당대회를 열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최지 논의에 참여한 한 소식통은 "시카고가 위스콘신·미시간 등 주요 경합주들에 인접해있을 뿐 아니라 민주당이 중대 행사를 검증된 블루 스테이트에서 치르는 데 대한 편안함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경합주가 아닌 곳에서 전당대회를 연 것은 2004년 매사추세츠 연방상원의원 존 케리를 대통령 후보로 지명한 보스턴 전당대회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일리노이주의 무명 정치인으로 연방상원의원 선거에 첫 출마한 상태였던 오바마는 찬조연설자로 나서 일약 스타덤에 올라 11월 선거에서 승리하고 2년여 만에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공화당은 2024 전당대회 개최지 최종 후보로 위스콘신주 밀워키와 테네시주 내슈빌을 올려두고 있다.

밀워키는 2020년 민주당 전당대회 개최지였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행사가 온라인으로 치러지는 파행을 겪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