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이 도입한 A330-300. [사진=티웨이항공 제공]
티웨이항공이 도입한 A330-300. [사진=티웨이항공 제공]
티웨이항공이 중대형 항공기인 A330-300 운항을 시작하며 저가항공편으로 장거리 여행을 떠날 수 있을지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조치 확대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으로 주요 장거리 노선이 재분배 대상이 된 만큼, 저비용항공사(LCC)의 장거리 노선 운항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 22일 A330-300 첫 운항을 시작했다. 항공기는 우선 김포~제주 노선에 투입됐으며, 4~5월에 2·3호기를 추가로 도입해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동유럽 크로아티아, 호주 시드니 등 취항지를 늘릴 예정이다.

A330-300은 길이 63.69m, 높이 16.83m의 에어버스 중대형 항공기다. 1994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세계에서 총 1530대가 제작돼 운항되고 있다. 티웨이항공이 운영하는 A330-300 기체 내부에는 총 347석 규모의 좌석이 마련됐다. 이 가운데 12석은 165도 각도 조절이 가능한 '플랫베드'가 적용된 비즈니스석으로 운영된다. 나머지 335석은 이코노미 좌석이다.
최근 티웨이항공이 도입한 A330-300 비즈니스석에 제공되는 서비스를 승무원이 시연하고 있다. [사진=공항사진기자단/연합뉴스]
최근 티웨이항공이 도입한 A330-300 비즈니스석에 제공되는 서비스를 승무원이 시연하고 있다. [사진=공항사진기자단/연합뉴스]
티웨이항공이 장거리 노선 운항 계획을 밝히며 소비자들 사이에선 저렴한 가격에 유럽까지 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학생 박모씨(27)는 "확실히 LCC가 생긴 이후로 저렴한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제주도나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여행지를 다녀온 횟수도 많아졌다"며 "같은 이유로 장거리 여행도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석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도 컸다. 회사원 윤모씨(34)는 "가격이 비싸 대형항공사의 비즈니스석 좌석을 한 번도 이용해 본 적이 없다"며 "항상 이코노미석만 이용했는데 LCC 장거리 항공편이 운영되면 꼭 비즈니스석을 타보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LCC의 가장 큰 장점이 대형항공사(FSC) 대비 저렴한 가격인 만큼, 중장거리 항공편의 가격이 어느 정도선으로 책정될지가 흥행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5년 진에어가 국내 LCC 최초의 장거리 노선인 하와이 호놀룰루 노선 운항을 시작했을 당시 대한항공 항공편 대비 20~40%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을 판매했다. 티웨이항공은 FSC 대비 10~20% 저렴한 가격을 내부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프로모션에 따라 더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이 판매될 가능성도 있다.
티웨이항공이 최근 도입한 A330-300 항공기. [사진=뉴스1]
티웨이항공이 최근 도입한 A330-300 항공기. [사진=뉴스1]
가격이 저렴한 만큼 FSC 수준의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티웨이항공의 A330-300이 운영하는 좌석 수는 347석에 달하지만, 같은 기체를 운용하는 FSC는 300석 이하로 좌석을 운영한다. 기체 내 좌석 수가 많은 만큼 좌석 간 간격도 좁아진다는 뜻이다. 비즈니스석의 경우도 FSC에선 탑승객에게 웰컴 음료수부터 기내식을 코스 형태로 제공하지만, 티웨이항공은 FSC의 이코노미석 수준으로 기내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운용 가능한 항공기가 적은 만큼 항공 운항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비 중 결함이 발견되면 부품 공수를 위해 2~3시간 정도 이륙 시간이 지연될 수 있다"며 "불가피한 경우엔 항공기를 바꿔 항공편을 운항하기도 하는데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가 적으면 이 경우 빠르게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은 A330-300 도입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대형기 20대와 중소형기 30대 등 총 50대 규모의 기단을 확보해 연 매출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A330-300 1호기 도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위한 준비를 이어갈 것"이라며 "최상의 안전과 서비스를 보다 합리적인 항공운임으로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