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서 흑해함대 지휘관 장례식…"하급장교 권한 부족으로 지휘관이 전장 직접 나서야"
[우크라 침공] "장성 포함 러 지휘관 15명 사망…2차대전 후 최다"
23일(현지시간) 러시아 해군 대령의 전사 소식이 전해지며 우크라이나와 전쟁으로 사망한 러시아가 군 장성 등 지휘관급 인사가 15명으로 늘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우크린폼에 따르면 이날 오데사군 대변인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의 810해군보병여단 지휘관인 알렉세이 샤로프 대령이 남부 마리우폴 전장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크림반도의 친(親)러시아 언론인 폴포스트 역시 러시아 흑해 함대와 가까운 두 소식통을 통해 그의 죽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전날에는 세바스토폴에서는 흑해함대 부사령관이었던 안드레이 니콜라예비치 팔리 대령의 장례식이 거행돼 수백명이 참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세바스토폴은 러시아가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의 최대 도시이자 해군항으로 흑해함대가 주둔 중이다.

세바스토폴주 주지사는 팔리 대령도 마리우폴 전투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죽음으로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군 장성 5명, 대령 5명, 그 외 고위 장교 5명까지 고위급 군인 총 15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진다고 더타임스, 미국 시사 매체 뉴스위크는 전했다.

이런 집계가 얼마나 정확한지는 현재까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측 주장과 서방 당국의 추계라고 전해지는 정보도 소폭 다르다.

지난 20일 미하일로 포돌야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당시까지 6명의 러시아 장군이 전사했다며 대령 등 장교 수십명이 우크라이나군에게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미 외교전문 매체 포린폴리시는 21일 한 유럽 외교관을 인용해 현재까지 전사한 러시아군 장성이 최소 5명으로 확인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2일 병사 49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한 이후 사상자 집계를 내놓지 않아 교차 확인이 어려운 실정이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당국 측 정보가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 포린폴리시 등 서방 언론들은 이번 침공은 이미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러시아군 지휘관급 인사가 전사한 전쟁이 됐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한 고위 외교관도 로이터통신에 "단순히 장성 전사 소식이 아니라 러시아군의 핵심인 대령급 이상 인사가 많이 죽었다는 보고가 들어온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외교관은 러시아군이 고도로 위계화돼 하급 장교에게 주어진 권한이 부족하다면서 "서방 군대였으면 아래에서 해결됐을 문제가 의사결정 단계 상층부로 계속 올라온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위 장교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선에 나서는 일이 잦아지며 공격에 취약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앙집권화된 명령 체계, 권한 분산 실패, 통신 보안 문제 등으로 러시아 고위 장교가 우크라이나군 드론 등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 침공] "장성 포함 러 지휘관 15명 사망…2차대전 후 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