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민주, 靑 밖 나오는 것 시기·질투…안보공백 없다"…공세에 방어막
당내선 '소통하는 대통령' 기대·'국론 분열' 우려 공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발표한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이 정권 이양기 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정면돌파' 카드를 택한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으로서는 이번 공방을 어떻게 잘 뚫고 가느냐가 여소야대 정국에서 협치를 이뤄낼 수 있을지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여야는 대통령 당선 직후에는 정치 공방을 자제하는 '허니문' 기간을 갖지만, 용산 국방부 청사로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이전 비용부터 추진 속도, 안보공백 등에 대한 우려 등을 놓고 여야가 격돌하고 있어, 집권 즉시 여소야대 상황을 마주하게 될 윤 당선인으로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내에선 이번주 중으로 예상되는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에서 집무실 이전과 관련한 논의를 통해 신구권력의 협치 그림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를 포함해 민주당 측 공세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결과적으로 집무실 이전을 원활하게 마무리짓는 것이 윤 당선인의 리더십이 마주할 첫 과제가 되는 셈이다.
'집무실 이전' 돌파 택한 尹당선인…여소야대 협치 첫 시험대
일단 윤 당선인 측과 국민의힘은 21일 '용산 시대'에 대한 민주당 측의 비판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이를 방어하는 데 힘을 쏟았다.

청와대를 나오는 것은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며, 이전 비용 역시 500억원가량으로 민주당이 제시한 '1조원'은 터무니없다는 것이 윤 당선인 측의 주장이다.

윤 당선인 측은 국방부 이전으로 우려되는 안보 공백 역시 민주당의 공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집무실 이전의 실무작업을 맡은 윤한홍 의원은 21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용을 많이 이야기하시는데, 그건 장기적으로 다른 기관들을 이전시켜야 한다는 데서 나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이 이전 비용을) 부풀린다.

청와대가 밖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시기·질투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광화문 시대' 선거 공약과 달리 집무실 위치가 용산으로 바뀐 것을 두고 '졸속추진'이라는 비판이 민주당 측에서 나오는 것에는 "선거 과정에서 사실은 용산까지 넣어서 광범위하게 검토했었다"(김재원 최고위원), "용산 입지를 찾은 것은 콜럼버스 달걀 같은 발상의 전환"(성일종 의원) 등의 '방어'가 이어졌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국방부가 이전하기 때문에 안보공백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면, (군) 부대는 이동하지 말고 한 장소에서만 싸워야 하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국방부 내 지휘통제 시스템은 현재 청와대의 위기관리센터를 바로 대체할 수 있다.

안보 분야에서 공백은 있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집무실 이전' 돌파 택한 尹당선인…여소야대 협치 첫 시험대
나아가 윤 당선인 측에서는 '소통하는 대통령'으로 이미지 쇄신과 여론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프레스룸에 수시로 드나들며 기자들과 백브리핑 하고, 집무실 앞 공원에서 국민들과 자주 마주치겠다는 것으로, 기자들과 접촉면이 적었던 기존 대통령의 이미지를 허물겠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집무실 이전을 시작할 땐 저항에 부딪힐 수 있지만, 막상 이전을 끝내고 실제로 운영되는 모습을 보면 여론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서도 우려의 시선은 여전히 있다.

찬반양론이 뚜렷한 집무실 이전 문제가 주목받으면서 집권 전부터 국론 분열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청와대나 민주당과의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같은 우려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또 앞으로 경호·의전 등에도 변화도 꾀해야 하는 등 함께 고려해야 할 일들이 많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용산 집무실 이전에 공개적으로 반대해온 이재오 상임고문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용산으로 옮기는 것 자체는 이미 결단했으니까 다시 국론을 분열시키거나 혼란스럽게 할 필요 없이 존중한다"면서도 "제왕적 권력을 내려놓고 서민적인 대통령이 되려면 안보나 보안도 모두 거기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