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올해 '북한 권력기구도' 공개…"당지시 강조위해 군간부 인사를 수단으로"
북, 정치국 경제인사 영향 늘고 軍은 축소…선전선동부장 주창일
북한 권력의 핵심인 노동당 정치국 내에서 경제 부문 인사의 영향력이 커진 반면 군 인사의 비중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가 17일 공개한 '북한 권력기구도'(올해 2월 28일 기준)에 따르면 국가 경제의 설계와 계획 전반을 총괄하는 국가계획위원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승진하고 정치국 후보위원 중 내각 부총리가 2명에서 3명으로 증가했다.

또 식량문제 해결에 힘을 쏟는 북한이 내각의 농업성을 농업위원회로 격상한 가운데, 주철규 농업위원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정치국 안에서 경제 관련 인사의 비중이 커진 건 북한이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 이후 산업 증산과 민생 개선을 목표로 5개년 계획 수행을 강조하며 경제난 타개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 반영된 현상으로 보인다.

반면 총참모장과 사회안전상(남측 경찰청장)은 기존 정치국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내려가면서 정치국 내 군 인사 영향력이 축소됐다.

통일부는 "규율 부문 및 군 인사에서 다소 잦은 교체와 계급 변화가 있다"며 "당의 지시와 방침을 강조하기 위해 주요 (군)간부에 대한 인사조치를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내외적으로 체제 선전과 주민들에 대한 사상교육을 담당하는 당의 핵심 전문부서인 선전선동부 부장은 주창일이 맡는 것으로 통일부는 파악했다.

앞서 박태성이 지난해 1월 당 비서 겸 선전선동부장으로 임명됐다가 그해 2월 12일 김정일 생일 79주년 사진전람회 개막식 참석을 끝으로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추며 처형설까지 제기됐고, 이후 리일환 당 비서가 선전선동 비서와 선전선동부장을 겸임하는 것으로 추정됐었다.

또 주창일은 당내 신설된 전문부서 문화예술부의 부장을 맡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었는데, 통일부는 이번 권력기구도에서 주창일이 선전선동부 부장인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문화예술부장이 누구인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부의장 1명은 공석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리병철에서 박정천으로 교체됐다.

앞서 지난해 7월 각각 군 서열 1·2위였던 리병철과 박정천은 당시 "비상 방역전에서 당의 중요 결정 집행을 태공(태업)함으로써 중대 사건을 발생시켰다"며 문책을 당했다.

그러나 박정천은 이후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비서로 선출돼 다시금 권력의 핵심으로 복귀하며 군 서열 1위로 올라섰고, 리병철은 정확한 보직조차 불분명한 상태였다.

당과 내각에도 기존 조직이 통폐합되고 새 조직이 생기는 등 변화가 나타났다.

당 전문부서에선 문화예술부가 새로 만들어지고 신소실이 통폐합되며 현재 총 22개인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교육부장은 태형철, 근로단체부장은 리두성, 문서정리실장은 박정남이 맡는 것으로 보인다.

내각에선 수매양정성·원유공업성·일용품공업성·전자공업성·지방공업성·체신성 등 기존 6개 조직이 조정 및 통폐합된 것으로 추정되고 정보산업성과 식료공업성이 새롭게 추가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