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채현교 '나는 어디로 가고 있다' 전시회
중견작가 채현교씨(51)가 12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지난 15일 유니온아트센터 갤러리오엔 미사에서 시작된 전시회 주제는 이전 개인전과 똑같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환상적 바닷속 풍경을 형형색색으로 표현해 ‘사유의 시간’을 제공하는 콘셉트로 유명한 채 작가는 이번에도 같은 풍경을 담은 신작들을 선보였다.

종전 작품에 비해 작품 색조가 더욱 강렬해졌다. 반면 검정색을 바탕으로 단 두 가지 색조만 사용한 작품도 내놨다. 색깔의 경계를 넘나들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사유의 깊이와 폭을 한층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립기획가 안수경씨는 “작품을 들여다보는 동안 ‘나는 어디로 가고 있다’라는 주제가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사색하게 만들고 위로가 된다”고 평했다. 그는 “총천연색을 오롯이 드러내면서 끝없이 펼쳐질 것만 같은 채 작가의 작품은 모레, 글피, 그글피에는 내 속마음을 마음껏 펼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실려 있다”며 “채 작가의 작품에서 삶에 열정을 가진 내 지금의 모습을 마음껏 들여다보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양화가 채현교 '나는 어디로 가고 있다' 전시회
채 작가는 다양한 색을 활용해 물고기 산호초 해조류들이 어우러지는 바닷속 풍경을 고집스럽게 담아내고 있다. 같은 듯하지만 모두 다른 물고기들이 저마다 다채로운 빛깔을 뿜어내는 산호초와 해조류들 사이를 헤엄치는 모습을 통해 개성과 공존의 조화를 표현해낸다.

그는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96년 관훈갤러리를 시작으로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 아시안 라이브 갤러리, 갤러리 무이, 사이아트 갤러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갤러리 H, 한국경제신문 한경갤러리, 갤러리 두 등에서 11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개인전 주제는 모두 ‘나는 어디로 가고 있다’였다. 전시한 작품들 제목도 모두 같았다.

채 작가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두터운 장벽을 스스로 깨부수고 성장하는 인간의 힘, 그 과정에서 분출되는 다양한 생명력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을 바닷속 풍경으로 표현하고 있다”면서 “보는 이들의 상상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전시회마다 같은 주제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회는 다음달 3일까지 열린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