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4년 전 완패 설욕" vs 민주당 "수성 전략 마련"
나경원·이혜훈 등 도지사 후보군 부상…노영민과 빅매치 주목

제20대 대통령선거가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의 승리로 막을 내리면서 충북지역 정가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대선 표심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권교체 힘 실어준 충북…지방선거 지형 급변 조짐(종합)
1987년 직선제 도입 이래 '충북서 이기면 당선'이라는 대선 공식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들어맞았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을 보면 윤 당선인은 정권 교체론을 앞세워 충북에서 50.67%를 득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45.12%다.

전국적으로 초접전 양상을 보였지만, 충북에서는 두 사람 간 격차가 제법 벌어졌다.

진천군을 제외한 10개 시·군에서 윤 당선인이 승리했다.

국민의힘 충북도당은 이런 분위기에 잔뜩 고무된 상태다.

4년 전 지방선거만 해도 충북은 민주당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민주당은 충북도지사를 비롯해 청주시장, 제천시장, 옥천·음성·진천·괴산·증평군수 선거에서 승리했다.

충북도의회 32개 의석 중 28개를 쓸어 담을 만큼 압승이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충주시장과 단양·영동·보은군수를 차지하고, 도의회 4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그런 만큼 국민의힘 충북도당은 대선의 여세를 몰아 4년 전 지방선거 완패를 설욕하겠다는 분위기다.

불붙은 정권교체론에 고개 숙인 민주당과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정의당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올해 지방선거는 새 정부 출범(5월 10일) 직후인 6월 1일 실시된다.

정권교체 여파가 몰아칠 수 있어 인지도 면에서 우위를 점한 민주당의 현역 시장·군수라 해도 안심할 수 없다.

반면 현 여권의 현직 단체장을 상대로 고전하던 도전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정치지형 속에서 도약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충북 여야는 대선 결과를 분석해 곧 지방선거 전략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선에 집중하느라 수면 아래서 숨죽이던 지방선거 후보군도 이에 발맞춰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그중에도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충북도지사 선거전이 먼저 불붙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물러나는 이시종 지사 후임으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내세울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시나브로 선거를 준비한 노 전 실장은 충북선대위의 중심에 서서 이번 대선을 치렀다.

국민의힘은 이종배 국회의원, 경대수 전 새누리당 충북도당 위원장, 박경국 전 행정안전부 차관, 오제세 전 국회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후보 물망에 오른다.

이 가운데 박 전 차관은 이날 예비후보 등록을 해 가장 먼저 신발 끈을 조여 맸다.

그는 이달 14일 출마 선언도 예고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대선 과정에서 '충북의 딸'을 자처한 같은 당 나경원 전 국회의원과 이혜훈 전 국회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친 고향이 충북 영동인 나 전 의원은 대선과 함께 치러진 청주상당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후원회장을 맡아 정우택 의원의 당선을 도왔다.

충북을 자주 찾아 대선 투어유세를 펼치면서 도지사 후보로 급부상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전이라) 거취를 고민한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충북 출신으로써 이시종 지사가 예산이나 주요 이슈 관련해 의원간담회를 했을 때 빠짐없이 참석했고, 원내대표 때도 충북예산을 챙기는 데 소홀함이 없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이 전 의원도 충북 유세 과정에서 유년기를 할아버지 고향인 제천에서 보낸 사실이 알려져 잠재적인 도지사 후보군으로 분류됐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공정경제특별도 충북을 꿈꾸며'라는 제목의 이메일에서 "민주당 12년 충북은 '3% 박스권'에 갇혀 있다.

노련한 요리사가 필요하다.

충북발전을 위한 길에 함께 하겠다"고 말해 도지사 도전 의사를 굳힌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만약 두 사람 중 국민의힘 도지사 후보가 나오면 민주당 터줏대감을 자처하는 노 전 실장과 전 국민의 이목을 끌 '빅매치'를 벌이게 될 가능성도 있다.

도지사 선거와 러닝메이트 격으로 묶이는 청주시장 선거도 여야 주자들의 출마 선언과 예비후보 등록, 경선 일정이 숨 가쁘게 진행될 전망이다.

정권교체를 선택한 충북도민의 표심이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