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기획재정부에 해당하는 재정경제원이 금융 전반을 총괄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압축 경제 성장을 위해선 일원화된 조직구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죠

하지만 이 체계는 이 시점을 계기로 변화를 맞습니다.

‘외환위기의 근원은 막대한 권력을 가진 재정경제원’이라는 여론이 당시에 압도적이었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재정경제원은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이렇게 크게 2개로 쪼개집니다.

금융산업 정책 수립과 감독으로, 기능을 세분화시킨 거죠.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견제와 균형, 관치금융 청산이라는 본래 목적은 온데간데 없고 주도권 다툼, 밥그릇 싸움만 남게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조직은 2008년 이명박 정부 들어서 다시 개편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며, 재정경제부가 갖고 있는 산업정책 수립 기능과 금융감독위원회의 감독정책 수립 기능을 하나로 묶은 겁니다.

지금의 금융위원회 체제가 바로 이때 만들어진 것이죠.

그리고 2022년 현재. 이 체제를 놓고 다시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금융산업의 발전과 제동의 기능이 한 곳에 모여있어, 이상적인 견제와 균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이렇게 보신 것처럼, 그동안 우리 금융감독 체계는 정권이 바뀌고 또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터질 때마다, 조직을 합쳤다 쪼개기를 반복해 왔습니다.

정치권이나 관료들의 편의와 시각에 따라 땜질식으로 개편이 이뤄지다 보니, 그에 따른 부작용이 매번 발생했던 겁니다.

물론 100% 정답지라는 건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가장 중요한 중심축은 쏙 빼놓은 채 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는 않은지, 이점은 분 생각해봐야 할 부분입니다.


김보미기자 bm0626@wowtv.co.kr
뜯었다가 붙였다가…오래된 난제 '금융감독체계 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