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위주로 선거운동…박빙 열세 판단 속 "반집 차 역전승"
[대선 D-7] 이재명, 수도권 집중·통합 강조…내일부터 김동연 공동유세(종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남은 일주일간 수도권 표심 공략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몰려 있는 수도권에서 경제와 통합의 메시지를 내놓음으로써 부동층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 측은 이날 밤 마지막 TV토론을 마친 뒤에는 남은 선거운동을 대부분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이 밖에는 공식 선거운동 이후 아직 방문하지 못한 제주도와 강원 영동 지역 정도만 한 차례씩 들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만큼 수도권 표심이 마지막 승부처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 후보 측은 현재 전체 판세를 봤을 때 약 1∼2%포인트 차이의 열세 국면이라고 보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이보다 격차가 조금 더 큰 상황인데, 이를 좁힐 수 있다면 역전을 노릴 수 있다는 전략이다.

마지막까지 망설이던 중도층이 조금씩 마음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도 배경에 깔려 있다.

특히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이대남 마케팅'이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진행되면서 그간 이 후보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을 보여 온 2030세대 여성 유권자들이 지지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기대감이 읽힌다.

예전과는 달리 TV토론도 내용 등이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회자하면서 중도층의 판단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해석도 민주당 선대위 내부에서 나온다.

이 후보 측은 이런 변화의 조짐을 가속하기 위해 경제와 통합을 주요 화두로 거듭 강조할 방침이다.

우선 실제로 국민의 삶을 나아지게 만들 지식과 추진력을 겸비한 '유능한 경제 대통령'을 자임함으로써 실용성을 중시하는 중도 표심을 견인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정치개혁 의제를 계속 강조함으로써 통합의 지도자 이미지를 선명히 하고 '반윤(반윤석열) 포위망'도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 측은 특히 이날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가 이 후보를 지지하며 사퇴를 선언한 것이 통합정부론을 한층 강화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 후보는 오는 3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진행되는 이 후보의 유세에 합류하는 등 곧바로 지원 사격을 시작한다.

선대위 관계자는 "당장 김 후보의 사퇴가 우리의 지지율이나 득표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이 후보의 통합정부론이 경쟁 후보를 설득하는 데 성공할 정도로 진정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통합정부 구성은 좌우 이념과 구분 없이 유권자들이 동의하는 일종의 시대정신으로 보인다"며 "결국 이를 실현할 역량과 의지가 있다는 점을 국민들께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대선 D-7] 이재명, 수도권 집중·통합 강조…내일부터 김동연 공동유세(종합)
반대로 네거티브 이슈와 관련해서는 상대의 공격에 대한 최소한의 반박을 중심으로 대응 강도를 낮춰 잡는 모습이다.

이미 양측 유권자들이 각종 의혹에 대한 판단을 끝낸 만큼 효과가 크지 않고, 앞선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발언의 경우처럼 역효과만 낼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와 화상 면담을 하고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고 영토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대통령과 이하 모든 우크라이나 분들께 지지와 격려를 보낸다"며 "우크라이나의 평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걱정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지난달 25일 TV토론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6개월 된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결국 충돌했다"고 말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한 바 있다.

이날 면담은 이같은 발언이 계속 네거티브 캠페인의 소재로 활용되는 것을 차단하고, 외교 문제에 대해 안정감 있는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선대위 평화번영위원회는 이날 7만 명의 예비역 장병이 이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며 "병사부터 부사관, 장군에 이르기까지 계급을 망라해 국방 현실을 아는 장병들이 이 후보의 안보 비전과 정책을 지지했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치열한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집토끼'의 결집을 최대한 유도하는 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총괄선대본부장인 우상호 의원은 이날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아직 선택할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전통적인 진보 진영 유권자에게 호소드린다"며 "그동안 정부·여당이 더욱 진보적인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윤 후보는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색깔론으로 대한민국 정치를 다시 과거로 돌리고 있는 윤 후보는 진보 진영 유권자들이 선택할 후보는 아니다"라며 "이 후보가 새 대한민국의 진보적 가치를 대변하겠다.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 측은 4∼5일 사전투표와 9일 본투표의 투표율 끌어올리기에도 사력을 다할 방침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바둑으로 비유하면 치열한 계가 끝의 반집 차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지지층이 얼마나 절박하게 움직이느냐인데, 그 점에서 우리 지지자들은 2002년 노사모 이후 가장 절박한 모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오는 3일에는 서울 종로구 보신각,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강서구 발산역, 금천구 가산동 등을 순회하며 서울 민심 잡기에 나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