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정책엔 각각 아이디어…尹 페미니즘 발언에 李-沈 '협공'
沈, 거대양당에 '산재사고 무관심' 비판…李 "훌륭한 지적" 安에 호의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2일 중앙선관위 주관 3차 TV 토론(사회 분야)에서 '인구절벽 대응 방안'을 놓고 경쟁적으로 해법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이·윤·안 후보는 일자리와 지역균형발전이 주요 해법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으나, 세부 정책에 대해서는 제각기 다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李·尹·安 "인구절벽 해법, 일자리·지역균형발전" 공감대
이 후보는 "청년들이 결혼을 못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나 제일 중요한 게 일자리 문제다.

일자리를 늘리려면 경제가 활성화돼야 하고, 인프라, 교육, 과학기술에 대한 국가의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주거 문제가 가장 큰 청년들의 문제가 됐다.

청년들도 '영끌'하지 않고 집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며 "청년들의 주거 문제와 일자리 문제를 조금이라도 숨통을 틔우면 저출생 문제도 해결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윤 후보는 "저출산을 막으려면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하고 일·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보육의 국가책임제를 확실하게 실현해야 한다"며 "보육시설을 확장해 1년에 100만원 정도만 받고 식사, 간식을 포함해 아침 8시반부터 저녁 6시반까지 탁아, 육아를 전부 국가가 책임져줘야 한다.

재원은 지방교육교부금에서 10조~15조원을 전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 보육교사와 급식일자리에서 수십만개 일자리가 창출되기 때문에 이것이 아이를 낳게 만드는 아주 중요한 동기가 될 것"이라며 "지역균형발전을 통해 청년들이 지역에서 일자리, 교육, 문화, 의료에 동등한 기회를 누리면서 지방에 자리를 잡아야 자녀 출산이 더 용이해질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도 "일자리와 지역균형발전 2가지가 이번 정부에서 시대정신이다.

여기서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이 '리쇼어링' 정책"이라며 "한국 기업인데 외국에 공장을 차린 것을 여러 정책적 배려를 통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것이 리쇼어링으로, 제조업, 고부가가치사업들이 많은 경우는 고용창출 효과가 어마어마하다"고 했다.

저출생 관련 토론에서 윤 후보는 다른 세 후보와 달리 '저출생' 대신 '저출산' 단어만 사용하는 모습이었다.
李·尹·安 "인구절벽 해법, 일자리·지역균형발전" 공감대
토론 과정에서 후보들 간에 날선 신경전도 벌어졌다.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저출생 원인을 말하다가 '페미니즘 때문에 남녀 교제가 잘 안 된다.

그래서 저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는데, 후보님이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뭐고 이런 생각을 여전히 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페미니즘이라는 것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것을 페미니즘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페미니즘은 여성의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불평등과 차별을 시정해 나가려는 운동이다.

그것 때문에 남녀가 못 만나고 저출생에 영향을 준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심 후보도 가세해 "윤 후보님이 페미니즘이 휴머니즘의 일부라고 이야기하시니 놀라운 말씀"이라고 비꼬았다.

심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김용균법' 통과 이후에 민주당이 생명 안전 업무는 정규직 직고용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날을 세웠다.

이에 이 후보는 "심 후보님의 문제의식과 안타까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위험의 외주화, 생명 안전에 관한 업무는 직고용해야 한다는 건 국민들의 사회적 합의인데 아직까지 못 지켜지는 게 안타깝다"며 "가능하시면 차기 정부, 통합 정부를 만들어서 직접 같이 해보시면 어떨까"라고 연대의 손짓을 했다.

이에 심 후보가 "180석 갖고도 아무것도 안 한 정당이 선거 때마다 공약만 재탕, 삼탕 하는데 국민이 신뢰하기 어렵다"고 꼬집었으나, 이 후보는 "이재명의 민주당은 좀 다르다"고 유화적인 태도를 거듭 취했다.

심 후보가 윤 후보에게 "작년에 산재로 몇 명이 죽었는지 아나"라고 물은 뒤 윤 후보가 "한 몇 백명"이라고 답변을 망설이자 그에게 "대한민국 국민이 일하다 몇 명이 죽었는지 정도는 한번 파악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쏘아붙이는 장면도 있었다.

심 후보는 윤 후보에게 "현장에 가셔서 작업하는 사람들이 기본 수칙을 위반해서 그렇다고 작업자 책임을 이야기하는데 대체로 사망사고가 나면 그게 기업들의 논리"라는 비판도 쏟아냈다.

이에 윤 후보는 "우리 심 후보님 말씀은 가슴으론 와닿는데 현실에서는 좀 따져봐야 된다"며 "김용균 사건에 대해선 검찰총장으로서 지휘해서 13명이 기소되게 수사를 철저히 했다.

산재 사건에 대해 그냥 넘어가지 않고 철저히 책임 추궁을 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심 후보는 양강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며 "산재와 관련해 두 분 말씀 듣고 정말 복장 터져 할 유가족들이 계실 것 같아 한 말씀 한다.

모든 권력을 쥔 두 양당이 이런 중대 재해를 제대로 막을 법안 하나 처리 안 하고 아무것도 잘못한 것 없다고 하니까 우리 사회가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李·尹·安 "인구절벽 해법, 일자리·지역균형발전" 공감대
이 후보가 정책 연대를 제안하며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안 후보를 향해 토론회에서 내내 찬사를 쏟아내는 모습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후보는 안 후보가 저출산의 근본 원인을 설명하자 "후보님 지적이 훌륭하다", "지방분권까지 관심을 가진 것에 대해 놀랍다"고 말했다.

또 "지방 발전 핵심이 민간 기업 유치"라는 설명에도 "안 후보님이 정말 적절한 예, 훌륭한 지적을 해 줬다.

저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며 맞장구를 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