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에 월가 투자 지형도 바뀌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투자자들의 전략을 뒤흔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식에서 원유와 밀에 이르기까지 모든 글로벌 시장이 최근 수십 년 만에 가장 극심한 가격 변동을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년 만에 처음으로 최근 고점보다 10% 넘게 떨어져 조정장에 진입했다.

러시아 증시는 30%가량 폭락했다.

지난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국제유가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

밀 가격은 2012년 이후 최고로 상승했다.

니켈과 알루미늄 같은 원자재 가격도 뛰어올랐다.

그러자 많은 투자자가 저가 매수에 뛰어들어 지난 25일 S&P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상승 마감했고 유가와 다른 원자재 가격도 상승세가 진정됐다.

S&P500은 지난 한 주 동안 5.4%까지 떨어졌다가 결국 0.8% 올랐는데 2008년 9월 이후 반등 폭이 가장 컸다.

이런 인상적인 회복에도 여전히 나스닥 지수는 연초 대비 12% 떨어졌으며 S&P500은 8% 내려간 상태다.

다우존스 자료에 따르면 나스닥 종목의 67%와 S&P500 종목 29%는 고점보다 20% 이상 하락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불확실하며 많은 투자자는 금리 인상을 놓고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0.5% 포인트 인상할 가능성도 전보다 낮게 보고 있다.

일부는 지정학적 긴장으로 연준의 조치가 약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24일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오는 3월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올려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으며, 그 경우 점진적인 긴축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마이클 스트로백 크레디스위스 투자책임자는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부터 미국과 서방이 지배하던 세계 질서가 변하고 있다고 보고서에서 말했다.

그는 "새로운 세계 질서의 도래에 따라 투자자들은 자산 배분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면서 "적극적인 투자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