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때 판결문 곳곳에 무명 독립투사 흔적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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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 독립운동사硏, '숨은 독립유공자' 발굴 전념
"나라 잃은 설움 속 독립을 꿈꾸던 이들의 염원이 세월 속에 묻히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이태룡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 소장은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제강점기에 기록된 방대한 판결문 곳곳에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독립투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소장은 국가기록원에서 공개한 판결문이나 수형인명부 등을 연구원들과 밤낮으로 분석해 독립유공자를 발굴하고 있다.
이 연구소에 따르면 황해도 평산군 출신 조백선은 1919년 4월 7일 지역 내 독립만세운동을 조사하러 나온 일본 헌병대가 마을 주민을 모아 행패를 부리는 것에 항의하던 중 총격을 맞고 숨졌다.
이에 동생인 조정상·정삼 형제는 주민들과 함께 헌병과 보조원들을 새끼줄로 결박해 몽둥이로 때렸다가 체포됐다.
해주지방법원과 평양복심법원은 이들에게 각각 징역 3년과 2년을 선고했다.
두 형제는 "헌병의 발포로 1명은 살해되고 2명이 다쳐 가족들이 정당방위를 실행한 것"이라며 판결에 불복했다.
그러면서 "나는 만세를 불렀으되 무죄일 수밖에 없는데 범죄자 취급을 한 것은 잘못"이라며 "백성을 총으로 살해한 것이야말로 불법적인 행위"라고 항의했다.
당시 판결문에는 이들 형제가 3·1운동의 전국적 확산 속 지역에서 독립만세운동에 동참한 것을 계기로 고초를 겪은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경기 부천 출신 조명원은 1919년 3월 23∼24일 동료들과 '혈성단'을 조직해 28일 주민 150여명과 독립만세운동을 벌였다가 1년 6개월간 서대문감옥(서대문형무소 전신)에 갇혔다.
인천 출신 김삼수는 3·1운동 당시 지역 내 점포와 상점 문을 열지 못하도록 하는 격문을 작성해 배포했다가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함경북도 회령 출신 윤기현은 3·1운동 1주년에 앞서 경성 남대문역(현 서울역) 대합실에서 10여차례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가 6개월간 수감되기도 했다.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는 이들처럼 항일운동에 참여했으나 공적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숨은 독립운동가' 발굴 작업을 3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번에는 3·1절 103주년을 앞두고 3·1운동 관련자 85명을 비롯한 독립유공자 422명을 찾아내 국가보훈처에 포상을 신청했다.
연구소는 2019년부터 7차례에 걸쳐 독립유공자 3천250명을 발굴했으며 현재까지 265명이 국가보훈처로부터 공식 포상을 받았다.
이 소장은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들이 100여년 만에 존재를 드러냈다"며 "이들의 공로가 국가적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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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룡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 소장은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제강점기에 기록된 방대한 판결문 곳곳에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독립투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소장은 국가기록원에서 공개한 판결문이나 수형인명부 등을 연구원들과 밤낮으로 분석해 독립유공자를 발굴하고 있다.
이 연구소에 따르면 황해도 평산군 출신 조백선은 1919년 4월 7일 지역 내 독립만세운동을 조사하러 나온 일본 헌병대가 마을 주민을 모아 행패를 부리는 것에 항의하던 중 총격을 맞고 숨졌다.
이에 동생인 조정상·정삼 형제는 주민들과 함께 헌병과 보조원들을 새끼줄로 결박해 몽둥이로 때렸다가 체포됐다.
해주지방법원과 평양복심법원은 이들에게 각각 징역 3년과 2년을 선고했다.
두 형제는 "헌병의 발포로 1명은 살해되고 2명이 다쳐 가족들이 정당방위를 실행한 것"이라며 판결에 불복했다.
그러면서 "나는 만세를 불렀으되 무죄일 수밖에 없는데 범죄자 취급을 한 것은 잘못"이라며 "백성을 총으로 살해한 것이야말로 불법적인 행위"라고 항의했다.
당시 판결문에는 이들 형제가 3·1운동의 전국적 확산 속 지역에서 독립만세운동에 동참한 것을 계기로 고초를 겪은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인천 출신 김삼수는 3·1운동 당시 지역 내 점포와 상점 문을 열지 못하도록 하는 격문을 작성해 배포했다가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함경북도 회령 출신 윤기현은 3·1운동 1주년에 앞서 경성 남대문역(현 서울역) 대합실에서 10여차례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가 6개월간 수감되기도 했다.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는 이들처럼 항일운동에 참여했으나 공적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숨은 독립운동가' 발굴 작업을 3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번에는 3·1절 103주년을 앞두고 3·1운동 관련자 85명을 비롯한 독립유공자 422명을 찾아내 국가보훈처에 포상을 신청했다.
연구소는 2019년부터 7차례에 걸쳐 독립유공자 3천250명을 발굴했으며 현재까지 265명이 국가보훈처로부터 공식 포상을 받았다.
이 소장은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들이 100여년 만에 존재를 드러냈다"며 "이들의 공로가 국가적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