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러시아 용서치 않을 것…우리가 지면 다음은 폴란드"
"우리가 갈 길은 러시아가 아닌 스스로 결정하는 것"
[지금 우크라 국경에선] "조국 지키겠다"…귀국하는 시민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24일(현지시간) 오후 우크라이나 국경과 맞닿은 폴란드 프셰미실 중앙역 플랫폼에서 이고르와 니콜라 씨는 고향 키예프에서 출발한 첫 기차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새벽 키예프에서 피란민을 싣고 출발한 열차가 와야 이를 타고 키예프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로 탈출하는 피란민 행렬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는 기차를 타겠다는 것이다.

기차는 예정된 도착 시간보다 2시간이 지나서야 모습이 보였다.

우크라이나에서 IT회사에서 일하는 이들이 폴란드로 출장 온 사이에 고국에서 전쟁이 터지고 말았다.

22일 폴란드에 도착한 이들은 애초 25일 항공편으로 돌아가는 일정이었지만 전쟁이 일어났다는 소식에 곧바로 기차역으로 달려왔다.

우크라이나의 영공이 폐쇄돼 더는 항공편이 끊겼기 때문이다.

이고르 씨는 "아내와 아들, 조국을 지키기 위해서 키예프로 돌아간다"면서 "이렇게 빠르게 러시아가 침공하는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 터질 줄 알았다면 출장을 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부질없이 자책하면서 키예프에 남은 가족 걱정에 수심이 가득했다.

이날 오후까지 인터넷 연결이 돼 메신저를 통해 다행히 연락은 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단지 유럽 국가로서, 삶의 기준이나 경제가 유럽 수준이 되는 게 우리로서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 영토로 생각하지만 우리 조국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고르 씨는 "키예프는 내가 태어나고 자라서 평생 산 곳이고 나는 그곳을 계속 지킬 것"이라며 "그런데 키예프에 러시아 군대가 들어와 공항과 기반시설을 파괴하려고 시도하고 있어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지면, 다음은 폴란드가 될 것"이라며 "폴란드인들이 이를 아는지 모르지만 푸틴은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우크라 국경에선] "조국 지키겠다"…귀국하는 시민들
동료 니콜라 씨는 "우리는 민주주의를 택했다"면서 "우리는 선거를 통해 대통령과 의회를 선출했고 자유로운 국가에서 살기 바라며 우리가 어느 동맹에 속할지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러시아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벌게진 눈으로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푸틴을 멈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서방의 도움 없이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