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법 위반…정당치 않은 공격으로 파국의 길 선택" EU, 역내 금융 시장 접근 차단 등 대러 제재 논의…나토, 동유럽 지역 병력 강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공격을 강행한 데 국제사회는 일제히 규탄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은 강력한 제재를 예고했다.
AFP·로이터, AP 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례 없는 고립에 처하게 될 것이라면서 EU 내 러시아 자산 동결, 러시아 은행의 EU 금융시장 접근 차단 등을 포함한 가장 강력한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프랑스, 미국 등 개별 국가 정상들의 러시아 규탄과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 표명도 잇따랐다.
◇ EU "엄청나게 큰 제재 제안"…나토 "동부유럽 병력 강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푸틴 대통령은 "유럽에 다시 전쟁을 가져온 책임이 있다"면서 엄청나게 큰 제재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예정된 특별 정상회의에서 추가적인 제재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EU 내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고 러시아의 EU 금융시장 접근을 중단시킬 것이며 첨단 기술 부품에서 소프트웨어까지 핵심 분야에서 러시아의 기술적 지위를 약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제재는 러시아의 경제 성장을 억제하고 차입 비용과 인플레이션을 높일 것이며, 자본 유출을 심화시켜 점점 이 나라의 산업 기반을 약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동부 유럽 지역에 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 회원국 대사 긴급회의를 연 뒤 동맹국의 동부 지역에 지상 병력과 공군 병력을 추가로 배치할 것이며 해양 병력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우리 대륙의 평화가 깨졌다"면서 "러시아는 역사를 다시 쓰고 우크라이나의 자유롭고 독립적인 길을 부인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 미국·유럽 지도자들도 규탄, 제재 한목소리…중국은 "러 우려 이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주기 위해 서구 국가들이 강력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우크라이나 사태 긴급안보회의를 마치고 한 TV 연설에서 이 같이 말하고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먼저 방어용 무기를 지급했고 다른 동맹국들도 이를 따랐으며, 영국은 앞으로 며칠 내 더 많은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우크라이나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나 놀랐다"며 "푸틴 대통령은 이 정당치 못한 공격을 개시함으로써 유혈사태와 파국이라는 길을 선택했다"고 규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즉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한 이유가 없는 공격'으로 규정하고 단호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치명적 인명 손실과 고통을 초래할 계획적인 전쟁을 선택했다"며 "이 공격에 따른 죽음과 파괴의 책임은 오로지 러시아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맹, 파트너 등 전 국제사회가 집단으로 러시아에 가혹한 제재를 부과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이러한 전쟁 행위에 나약하지 않고, 냉철하며, 결단력 있고, 단합되게 대응하겠다"며 러시아에 군사, 경제, 에너지 분야에 있어서 강력한 제재가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러시아의 군사 작전이 국제법을 확연히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숄츠 총리는 "독일은 형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언어로 푸틴 대통령의 부도덕한 행동을 비난한다"며 "우크라이나와 그 국민들에게 우리의 결속을 전한다"고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도 TV 연설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밖으로 병력을 철수해야 한다면서 "우리와 동맹국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유럽의 안보,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규칙과 가치에 근거한 국제 질서의 온전성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 이날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유럽에서 가장 암울한 시간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나토 동진에 따라 러시아가 느끼는 안보 우려를 이해한다면서 러시아의 군사 행동을 두둔하는 성격의 발언을 했다 왕 부장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정세를 논의하면서 "중국은 일관해서 각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한다"면서도 "동시에 우리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복잡하고 특수한 경위가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러시아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수행한다고 선언했다.
이와 거의 동시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비롯한 다수 도시에서 동시다발로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는 키예프와 하리코프의 군 지휘 시설이 미사일 공격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또, 로이터는 러시아 매체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흑해 연안의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과 오데사에 상륙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