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2.0%에서 3.1%로 대폭 높였다. 악화일로로 치닫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깊어진 결과다.

▶본지 2월 14일자 A4면 참조

한은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어 연 1.2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한 만큼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한 대외 여건 변화, 그것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더 살펴봐야 한다”며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총재는 연말 기준금리가 연 1.75~2.0%로 뛸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대해 “시장의 기대가 합리적 경제 전망을 토대로 하고 있다”며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소비자물가를 3.1%로 제시했다. 한은이 3%대 물가 전망치를 내놓은 것은 2012년 4월(3.2%, 2012년 전망치) 이후 10년 만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3.0%)는 그대로 유지했다.

이 총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충돌이 전면전 양상으로 번진다면 국내 물가를 밀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러시아 경제 제재가 높아지면 한국의 수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