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코로나19 검사서 양성 판정
거리서 숨진 치매노인·장애인 확진자였다…"사각지대 우려"(종합)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연일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거리에서 숨진 채 발견된 80대 치매 노인과 중증장애인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확진자 관리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동경찰서는 이날 오전 2시 31분께 행인으로부터 "할머니가 입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은 강동구 천호동의 한 주택가 도로변에 쓰러진 채 호흡과 의식이 없는 80대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구급대원에게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병원 측에 따르면 A씨는 병원 도착 이전부터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됐다.

병원 측이 실시한 사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병원 측으로부터 이 사실을 전달받은 소방은 A씨와 접촉했던 대원들을 상대로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했고, A씨에게 CPR을 했던 구급대원이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원은 추가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은 뒤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안의는 A씨가 코로나19로 인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A씨는 평소 가족과 떨어져 홀로 생활하던 치매 노인으로, 가족은 A씨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에는 같이 살던 가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홀로 PCR 검사를 받으러 가던 중증장애인이 거리에서 쓰러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께 서울 강동구의 한 거리에서 시각장애인 3급인 B(53)씨가 집에서 불과 3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후 코로나19 검사 결과 B씨는 양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치매를 앓던 70대 부모가 앞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확진자 동거 가족은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지침에 따라 검사를 받기 위해 집을 나서 선별진료소로 가던 길에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B씨의 여동생까지 확진되면서 B씨의 빈소는 장애인 단체에서 마련했다.

코로나19 재택치료 중 사망하는 사례도 최근 잇따라 발생했다.

이달 15일 인천에서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70대 노인이 재택치료를 받던 중 찜질방에 갔다가 쓰러져 다음날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에는 수원시 장안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중이던 7개월 남자아이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숨졌고, 19일에는 서울 관악구에서 가족과 떨어져 코로나19 재택치료를 받던 50대 남성이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