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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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23일 장애인 단체의 출근길 시위 현장에 방문했다. 심 후보는 이날 시위 중인 장애인들과 대화했고, 장애인들은 마지막 대선 후보 TV토론 날짜인 3월 2일까지 시위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심 후보가 지난 21일 첫 법정 TV토론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발언 기회 1분을 장애인 이동권 시위 언급에 쓴지 이틀만이다.

현장을 찾은 심 후보는 장애인들의 손을 맞잡고 "이 엄동설한에 이렇게 위험한 투쟁을 하고 싶으셨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부나 정치권이 귓등으로도 듣지 않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투쟁을 하셨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100% 설치 등을 위한 장애인권리예산 확보를 요구하며 서울 지하철 4, 5호선에서 3일부터 이날까지 21일 연속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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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후보는 지난 21일 TV 토론에서 마지막 발언 기회 1분을 장애인 이동권 시위 언급에 썼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1분 발언에서 "장애인들이 요즘 매일 아침 이동권 예산을 촉구하면서 지하철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책임은 지금 시위하는 장애인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 10위 선진국임에도 장애인들에게 이동권조차 보장하지 못한 정치권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이사장은 이날 심 후보를 만나 "모든 국민이 보는 앞에서 장애인 이동권이 언급돼고, 우리의 절절하고 기나긴 외침이 토론회장에 올라왔다는 것 자체가 너무 힘이 된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고 전했다. 심 후보는 박 이사장의 손을 붙잡고 “저의 1분 발언에 감사하다고 말씀하시지만, 부끄럽고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현장을 나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저희 정의당이 애를 많이 썼지만, 결국은 시민의 삶을 이만큼밖에 못 바꿨구나 하는 죄송함과 송구스러움이 드는 것 같다"고 울컥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이 현안을 진보정당 창당 이래부터 가져왔다"며 "이게 저희가 해 온 20년 진보정당의 역사와 우리 장애인들 권리의 바로미터인 것 같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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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측은 그동안 "대선후보들이 TV토론에서 장애인권리예산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힌다면 지하철 시위를 멈추겠다"고 공언해왔다. 심 후보가 1분 발언을 할애해 입장을 밝힌만큼 일단 시위는 중단하지만, 다른 후보들의 입장 발표는 계속 기다리겠다는 계획이다. 전장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오는 3월 2일 사회분야 TV토론에서 장애인 이동권과 예산을 약속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