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타액 검체를 이용한 신속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시범 도입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3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기존 비인두도말 검체채취 방법은 통증을 유발하고 반복 검사하면 자칫 상처를 낼 수 있어 어린 학생들이 심리적 공포감을 느끼고 검사에 대한 거부감을 가질 우려가 크다"며 "타액 기반 신속 PCR 검사를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시범 실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속 PCR은 검체를 채취하자마자 현장에서 바로 분석에 들어가 1시간 정도면 양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다.
조 교육감은 "지난해 서울대학교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타액 검체를 이용한 신속 PCR 검사는 민감도(94.1%)와 특이도(100%)가 우수하고 1시간 이내에 결과를 얻을 수 있어 코로나19 확산을 줄이는데 효용가치가 높았다"며 "질병관리청이 타액 기반 신속 PCR을 표준 PCR에 준하는 검사 방식으로 승인하면 이를 신속항원검사에 준하는 대체 검사방법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통한 1차 검사보다는 신속 PCR이 정확도가 높고 검사도 더 쉽게 할 수 있어서 확대 시행할 계획"이라며 "지자체와 협력해 자치구 한 곳의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대해 주 1회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속 PCR 시범 도입에는 검사 2만 건 당 4억 원 정도의 교육청 자체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교육청은 대면, 집단 활동, 실습 등이 필요한 예체능, 특성화 고등학교를 대상으로도 타액 검체를 이용한 신속 PCR 검사소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최근 1주일간 서울 유·초·중·고 학생 코로나19 확진자가 5천 명을 넘은 가운데 특히 유치원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1주일간 서울 유·초·중·고 확진자는 5천37명으로 직전 주보다 727명 감소했다.
학생 확진자 수는 감소했으나 교내감염은 더 늘었다.
교내 감염으로 확진된 학생은 1천126명으로 직전 주보다 537명 늘고 그 비율은 12.2%포인트 상승한 22.4%에 달했다.
학교급별로 보면 유치원에서 확진자가 급증했다.
유치원의 1만 명 당 확진자 발생률이 124.9명으로 직전 주(51.3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그 뒤를 초등학교(67.4명), 고등학교 1·2학년(59.4명), 중학교(19.8명), 고등학교 3학년(7.6명)이 이었다.
방학 중인 초·중·고와 달리 유치원의 경우 계속 등원하는 경우가 많아 확진자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서울 교직원 확진자는 817명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3월부터 7월까지 104억 원을 투입해 학교 방역 인력을 추가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지원 인력을 세부적으로 보면 2천128개교에 신속항원검사 키트 소분 방역 인력 1명씩, 특수학급이 설치된 920개교에 1명씩, 학생 수 980명 이상 과대 학교 172개교에 1명씩이다.
학교보건지원강사는 기존 148명에서 400명을 늘려 지원하고 행정지원 인력인 긴급대응팀도 13명을 구성해 운영한다.
3월 한 달 동안 5주간 학생 92만 명과 교직원 10만 명에게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주고 등교 전 선제검사를 권고한다.
학생은 1인당 9개, 교직원은 1인당 4개를 받게 되며, 교육청은 주 단위로 키트를 구매해 학교에 배부하게 된다.
확진자가 발생한 학교에 검체 팀이 직접 방문해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시행하는 현장 이동형 PCR 검사소는 3월부터 4월까지 운영한다.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5명 이상,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1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한 학교가 방문 대상이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거세짐에 따라 교육부가 3월 2일 개학 후 2주간을 '새 학기 적응주간'으로 정하고 학교가 자체적으로 단축수업이나 전면 원격수업까지도 가능하게 한 것과 관련해 교육청도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사 운영을 탄력적으로 하도록 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개학 당일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2월 28일부터 자가 진단 앱을 사용해 감염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3월 2일에는 조기 등교도 가능하도록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서울시교육청은 코로나19로 인해 2년간 발생한 교육 결손을 회복하기 위해 교과 보충 집중 프로그램과 정서·심리·사회성 회복을 포함한 44개 사업에 3천112억7천400만 원을 투입한다.
특히 성적이 중간층인 학생을 보충지도 하는 점프업, 담임 교사의 소규모 맞춤형 지도인 키다리샘, 학생 자기주도형 독서 프로그램 등 학습결손 회복에 중점을 둬 예산을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528억 원 투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