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검사 키트 물량 부족은 완화됐지만, 판매는 여전히 수난
"묻지도 따지지도 않더니 이젠 제조사 묻고, 위생 의심까지…"
"코로나19 자가검사 키트 구매가 쉬워지니 이제는 제조사가 어디냐고 물어보는 시민들이 많아서 여전히 힘들어요"
21일 오전 9시께 대구의 한 약국.
약사 A(50대·여)씨는 "마스크 대란 때랑 똑같다"며 자가검사 키트 판매 어려움을 이같이 호소했다.

A씨는 "처음에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려고만 했는데 최근에는 어느 약국에 가나 일단 살 수는 있으니깐 이것저것 따지는 분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정부가 약국과 편의점에 자가검사 키트 물량을 집중하면서 물량 부족 현상은 다소 완화된 분위기지만 약사들은 고충을 털어놓고 있다.

A씨는 "자가검사 키트를 1개씩 분류해서 포장 판매하면서 업무 피로도도 쌓인다"며 "가격도 정부에서 정해준 6천 원으로 팔아야 해서 동료 약사들의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약사들이 만일 낱개 제품을 6천 원 이상 받고 판매할 경우 공중보건 위기대응법에 따라 유통개선조치 위반으로 고발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약국의 약사 B씨도 "재택치료자 약 제조도 하고, 일반 감기약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 업무가 급증한 상황"이라며 "게다가 깨끗하게 포장 잘했느냐고 의심하는 분들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번 지침이 바뀔 때마다 언론에서 보도되고 난 뒤에야 일선 약사들이 인지한다"며 "이 문제는 빨리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더니 이젠 제조사 묻고, 위생 의심까지…"
제조 업체에서부터 소량 포장(1·2·5개)한 제품에는 지정가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를 오해한 시민들이 가격 관련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편의점에도 물량 부족 현상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각 편의점 앱을 통해 자가검사 키트 판매점과 재고량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어 헛걸음하는 시민들도 크게 줄었다는 반응이다.

북구 한 편의점 직원 C(60대·여)씨는 "매일 진단키트가 들어오는데 금방 다 팔린다"며 "물량이 충분한 건 아니지만 대란 수준은 아니다"고 전했다.

다만 C씨는 "낱개로 포장할 때 위생장갑을 끼는데 중간에 손님이 오면 장갑을 벗어야 해서 번거롭다"면서도 "위생 문제를 걱정하는 손님들도 있어서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는 20~26일 사이 자가검사 키트 2천100만 명분을 전국 약국과 편의점 7만5천여 곳에 공급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