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벨라루스 군사훈련 전격 연장…'전쟁임박' 미 정보기관 첩보 쏟아져
러시아, 침공 우려 꾸준히 부인하며 '히스테리 부리지마'
미국 매체 "러, 당장이라도 침공"…러시아는 '무표정'
미국이 러시아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곧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경보'를 쏟아내며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 매체들은 러시아가 당장이라도 우크라이나로 쳐들어갈 준비를 마쳤다는 정보기관의 첩보를 경쟁하듯 보도하고 있다.

마침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북쪽 벨라루스에서 벌여온 군사훈련을 기한 없이 전격 연장해 서방을 더욱 긴장케 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런 전쟁 우려를 '히스테리'로 일축한 기존 입장에서 꿈쩍하지 않는 모습이다.

미국 매체 "러, 당장이라도 침공"…러시아는 '무표정'
◇ 20일 철수한다더니…러시아군 3만명 우크라 북쪽에 상주
벨라루스 국방부는 20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양국이 진행하던 '연합의 결의' 군사훈련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결정에 따라 러시아군 약 3만 명이 우크라이나의 북쪽 국경지대에 계속 머물게 됐다.

서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의도를 숨긴 채 연합훈련을 구실로 자국 병력을 벨라루스에 배치한 것으로 의심해 왔는데, 훈련 연장 결정은 이를 더욱 확신하게 하는 모양새다.

벨라루스 국경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까지 거리는 약 90㎞ 정도에 불과하다.

20일 러시아가 예정대로 군 병력을 철수하는지를 보면 푸틴 대통령이 침공 의지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거라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 종료 예정일에 훈련이 전격 연장됨에 따라 전쟁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미국 매체 "러, 당장이라도 침공"…러시아는 '무표정'
◇ 주력부대 우크라 정조준…"키예프 너머 다른 도시까지"
미국 언론들은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한 정황이 담긴 정보기관 첩보를 쏟아내고 있다.

CNN은 러시아군 주력 전투부대의 4분의 3이 우크라이나를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미 정보당국이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알려진 러시아의 50개 방공대대 가운데 35개가 우크라이나를 겨냥하고 있고, 중대형 폭격기 50대, 전투기·전투폭격기 500대가 우크라이나를 타격할 수 있는 거리에 배치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CNN은 전했다.

러시아군 지휘관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속 진행하라'는 명령을 받은 상태라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CBS 방송은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국경과 공격 위치에 더 가까이 이동하고 있다.

지상 지휘관들은 구체적인 전시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수도 키예프를 넘어 하리코프, 오데사, 헤르손 등 주요 도시 다수를 함께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정치인 등 러시아 적대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제거에 나설 것이라는 첩보를 전하기도 했다.

이런 정보에 따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푸틴이 침공을 결심했다는 믿을만한 근거가 있다"고 밝힌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매체 "러, 당장이라도 침공"…러시아는 '무표정'
◇ 각국 외교전 '비상'…바이든, 귀향 취소하고 NSC 긴급회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해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 상황을 논의했다.

대통령은 개인 일정도 전격 취소했다.

회의에는 외교·안보·정보 책임자들이 모두 모였다.

재무·상무·에너지장관도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 침공 시 제재 문제까지 논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다.

일단 미국과 러시아 정상은 프랑스의 중재로 다시 회담을 하기로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재로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원칙적으로'는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 러시아가 회담 때까지 침공하지 않는 조건이 달렸다.

마크롱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전날 2시간 가까이 통화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외교적 해법을 논의한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9일 전쟁 우려가 커진 자국을 비우고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 "경제가 붕괴하고 영토가 점령당한 뒤에는 제재가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즉각적 제재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즉각적 제재 요구를 거절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은행 등에 가해진 사이버 공격이 러시아의 소행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매체 "러, 당장이라도 침공"…러시아는 '무표정'
◇ 러시아는 꾸준히 '부인 모드'…우크라 정상회담 요청엔 묵묵부답
러시아는 밖으로 계속 드러나는 전쟁 준비 정황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우려를 '히스테리'로 일축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 통화 후 보도자료를 내고 우크라이나에 돈바스 지역의 군사 대치 상황의 책임을 돌렸다.

우크라이나군의 선제 도발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지난 2015년 노르망디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민스크 평화협정(정부군과 반군 간 휴전 협정)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하지만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외교 담판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다.

앞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9일 푸틴 대통령에게 정상회담 개최를, 20일에는 즉각 휴전을 요구한 바 있다.

AP통신은 "러시아는 휴전 얘기는 지나치듯 언급만 하고, 정상회담 요청은 아예 거론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