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남대천 품에서 겨울 두 달 보내…부모와 헤어져 길 잃은 것 추정
[유형재의 새록새록] 외롭지 않니?…홀로 겨울나는 어린 재두루미
어린 재두루미 1마리가 강원 강릉지역에서 겨울을 혼자 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2월 하순 강릉시 성산 뜰에서 처음 관찰된 재두루미가 이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최근 남대천 상류 등에서 계속 목격돼 이곳에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처음 발견된 곳과 매우 가까운 남대천에서 외로이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이곳은 대관령에서 발원해 강릉시 내 한복판을 흐르는 남대천에서도 접근이 어려워 인적이 가장 뜸한 지역이다.

재두루미는 이곳에서 먹이를 잡아먹거나 수초를 뜯어 먹는 모습이 관찰됐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외롭지 않니?…홀로 겨울나는 어린 재두루미
또 인근 논에서 볍씨 등을 주워 먹으며 비교적 건강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두루미는 겨울에는 암수와 어린 새 2마리 정도의 가족 무리가 모여 50∼300마리의 큰 무리를 이뤄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두루미는 세계적으로 4천500∼5천 마리 정도가 남아있는 멸종위기의 진객이다.

우리나라에는 10월 하순에 찾아와 이듬해 3월 하순에 되돌아가는 데 주로 경기도 파주와 강원도 철원의 비무장지대 등에서 약 300마리 정도가 겨울을 지내고 있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이곳 재두루미는 부모와 헤어져 길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외롭지 않니?…홀로 겨울나는 어린 재두루미
지난 1월 초에는 인근 양양에서도 홀로 지내는 어린 재두루미 1마리가 큰고니 무리와 함께 있는 모습이 몇 차례 관찰돼 강릉 재두루미와 같은 개체로 추정됐으나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심헌섭 시민환경센터 사무국장은 "어린 재두루미 날개깃 일부가 빠져 있으나 이동하기 어려운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처음보다 빛깔도 많이 좋아지고 먹이활동도 활발해 이동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강릉 남대천 품에서 겨울 두 달을 난 재두루미가 고향으로 건강하게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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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